빚 돌려막기 못한다

빚 돌려막기 못한다 적자폭발 한전

빚 돌려막기 못한다 적자폭발 한전

1억 낮출테니 집 좀 사주소 서울에만 매물 8만개나 쌓였다

한국전력이 발행한 한전채 잔액이 내년 예상 발행 한도를 10조 6000억원이나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행 한도를 넘어선 한전채는 즉각 상환해야 하는 만큼 올해도 수조원대 적자가 예상되는

한전으로선 당장 내년에도 투자는 커녕 빚갚는데 허덕일 것으로 우려된다.

12일 한전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한전채 발행 잔액은 80조1000억원이다.

한전은 누적 적자가 지속되면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내년 한전이 발행할 수 있는 한도가 현재 시장에 풀린 잔액을 한참 밑돈다는 것이다.

한전이 발행할 수 있는 회사채 총 한도는 법에 규정돼 있다.

한국전력공사법에 한전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5배까지 한전채를 발행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자회사를 제외한 별도 재무제표 기준이다.

원래 2배였지만 작년 연말 이 한도를 2배에서 5배로 늘리는 내용의 한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사채 발행 한도가 확대됐다.

매년 한전채 발행 한도는 3월 주총에서 직전 해 연말 기준 적립금과 자본금을 기준으로 산출된다.

연간 단위 결산을 바탕으로 다음 해 적용될 한전채 발행 한도가 정해진다.

작년 연말 기준 자본금과 적립금의 합계는 20조9000억원으로, 올해 한전채 발행 한도는 104조5000억원이다.

그러나 올 들어 3분기까지 별도 재무제표 기준 한전의 영업손실은 7조원에 달한다.

한전은 3분기에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흑자를 냈지만 별도 기준으로는 손실을 보면서 누적 영업손실이 더 커졌다.

4분기에 대폭 흑자를 내지 않는 이상 수조원 대 순손실이 불 보듯 뻔하다.

3분기까지의 당기순손실이 적립금에 반영되면 내년 한전채 발행 기준이 되는 자본금과 적립금의 합은 13조9000억원으로 줄어든다.

내년 한전채 발행 한도 역시 69조5000억원으로 크게 쪼그라든다.

결국 채권 추가 발행은커녕 한전채 발행 잔액 80조1000억원 중 초과분 10조6000억원가량을 상환해야 하는 처지가 될 공산이 크다.

총부채가 200조원이 넘는 한전이 한전채를 발행해 만기가 도래한 빚을 갚느라 전기 구매와 송·변전 시설 유지

보수 등에 쓰일 운영 자금을 융통할 수 없는 초유의 위기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한전은 급기야 한국수력원자력 등 6개 발전 자회사에 최대 4조원에 달하는 중간배당을 거둘 계획이다.

한수원과 동서발전은 11일 이사회를 열고 중간배당 근거를 마련하는 정관 변경안을 의결했다.

14일까지 남부발전 등 4개 발전사들이 이사회를 열고 변경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발전사들은 내주부터 다시 이사회를 열고 중간배당 금액을 확정할 전망이다.

하지만 한전이 최대 4조원대의 중간배당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연간 영업이익을 넘는 수준의 중간배당은 배임 소지에 저촉될 수 있다는

우려에 일부 사외이사들이 반발하면서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최대 2조원대 중간배당을 요구받는 한수원은 올들어 3분기까지 160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실제 배당금이 들어오지 않아도 각 발전사가 중간배당 결의를 하면 회계상 한전의 자산이 증가한다.

최대 4조원의 중간배당이 결정되면 한전은 20조원의 채권 발행 여력을 확보하게 된다.

3분기 기준 내년 예상 발행 한도가 65조원에서 85조원으로 증가해 현재(잔액 80조1000억원)보다 약 5조원가량 회사채를 더 발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 발전사들도 한전의 대규모 중간배당 요구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모기업의 재무 부담을 자회사들로 전가하는 셈이어서 ‘아랫돌 빼 윗돌 괴기’식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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