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값 알박기 전락한 데이터센터

땅값 알박기 전락한 데이터센터 1명이 28곳 짓겠다

땅값 알박기 전락한 데이터센터 1명이 28곳 짓겠다

1천만명이 나 혼자 산다 숨만 쉬어도 74만원 나가네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한국전력 전기사용 신청의 70%는 데이터센터 부지의 부동산 개발이익만을 노린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

데이터센터를 새로 짓는 데 대규모 전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악용해 전력

공급권을 선점한 뒤 부지매매를 통해 개발이익만을 챙기겠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200조원에 달하는 눈덩이 부채에 시달리는 한전의 송변전 설비 과잉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한전은 지난 7월부터 ‘데이터센터 전기 공급 실태 특별감사’를 벌인 결과 2020년 1월부터 지난 2월까지

접수된 데이터센터 전기사용예정통지 1001건 중 678건(67.7%)이 실수요 고객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전기공급 신청이 급증해 전력확보 경쟁이 과열된 상황에서 일부

데이터센터 개발업자들로 인해 데이터센터의 전력수요가 과다하게 반영돼 장기

송변전설비계획 과투자가 초래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이뤄졌다.

한전은 데이터센터 등 5000㎾ 이상 대용량의 전력을 필요로 하는 설비에 대해 사전에 전기사용예정통지를 받고

전력공급이 가능한지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이후 전기사용예정통지에 대한 회신이 나오면 사업자는

해당 토지와 건축물 소유자 동의를 받아 정식으로 전기사용계약을 체결하는 절차를 밟는다.

한전은 고객 한 명이 지나치게 많은 곳에서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전기 사용 예정 통지를 하거나,

한 곳에서 여러 명이 동시에 경쟁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전기 사용

예정 통지를 하는 등의 사례를 분석해 실수요와 가수요를 구분했다고 설명했다.

감사 결과 한 법인은 28곳의 주소에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면서 전기사용예정통지를 남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개의 주소에 6명이 동시에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면서 전기 사용을 신청한 사례도 있었다.

이밖에도 한전으로부터 전력공급 승인을 받고 나서 1년이 지났는데도 전기사용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사례가 33건 적발됐다.

한전과 협의해 전기사용계약서에 명시한 전기사용일이 6개월 이상

지났음에도 전력을 공급받기 위한 고객설비가 갖춰지지 않은 사례도 3건 있었다.

한전은 현행 규정상 예정 통지 단계까지는 토지·건축물 소유자의 동의가 필요 없어 ‘컨설팅 업체’들이

이 같은 공백을 활용해 부동산 개발 이익을 챙기려는 것으로 파악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실수요자가 아닌 사업자가 장기간 공급용량을 선점하면 데이터센터를 필요로 하는

실수요자들이 전력 공급을 받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전기사용예정통지 단계에서부터 토지나 건축물의 소유자

동의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를 신설하고, 실수요 목적이 아닌 고객의 전기사용예정통지를 제한하는 방안이 마련될 예정이다.

또 관련 부처에 장기간 공급용량을 선점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고객의 전기사용신청을 반려하고 전기사용계약을 해지할 것을 요청했다.

200조원이 넘는 누적부채 속에서 불필요한 투자를 예방하기 위한 조처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전은 재무관리방안의 일환으로 △비핵심자산 매각 △사업조정 △경영효율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시기 이연과 사업 규모 축소 등을 거쳐 2027년까지 2조2731억원의 비용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부동산 투기억제 조치와 전력공급 패스트트랙 제도 도입을 병행으로써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을 완화해야 한다”며 “데이터센터 인프라 관련 기관들의 협의기구 구성을 추진할 것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데이터센터 운영에 꼭 필요한 전기, 용수, 통신네트워크설비를 갖추고 있으면서

데이터센터 구축이 용이한 지역을 ‘데이터센터 설립 권장지구’로 지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또 ‘데이터센터 연관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해 지역 균형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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