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일으킨 탄광 단 1곳 남는다
한국 경제 일으킨 탄광 단 1곳 남는다
과거 대한민국 산업 발전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전남 화순탄광이 118년 만에 문을 닫는다.
화순탄광을 시작으로 내년 태백 장성탄광, 내후년 삼척 도계탄광까지 순차적으로 폐광하면
산업화 동력이던 국내 탄광은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남 화순군에 위치한 화순탄광이 30일 폐광한다고 29일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작년부터 탄광 안전사고와 정부 재정 소요 등의 문제로 노·사·정 간담회를 통해 대한석탄공사가
소유한 화순·장성·삼척탄광 3곳에 대한 조기 폐광을 논의했다”며
“올해 2월에 순차 폐광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탄광 3곳이 문을 닫으면
국내 탄광은 민영인 삼척 경동탄광(경동상덕광업소) 1곳만 남게 된다.
탄광의 경우 갱도가 계속 깊어지고 생산설비가 노후화하면서 근로자 안전 사고에 대한 우려가 계속 제기됐다.
또 연탄 수요 감소로 석탄의 생산원가가 늘면서 대한석탄공사의 누적 부채와 정부 재정 투입이 늘어나는 문제도 있었다.
산업부는 이번 조기폐광을 통해 약 1조원의 국가 재정이 절감될 것으로 분석했다.
화순탄광은 1905년 한국인 박현경 씨가 광업권을 등록하면서 문을 열었다.
1934년 이 광업권을 매입한 일본인이 탄광으로 개발하면서 본격 채굴이 시작
이후 남부권 최대 석탄 생산지로서 ‘국민 연료’인 연탄의 수급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
1970년대 석유파동과 2003년 이라크 전쟁 등 에너지 위기 때도 버팀목이 됐다.
1960~1980년대는 석탄의 전성기였다.
전국적으로 광산 300개가 성업했고 한때 광부 수는 5만명에 육박했다.
1980년대 초 7급 공무원 월급이 11만원일 때 광부의 평균 월급은 25만원을 웃돌았고 광부 모집 경쟁률은 한때 50대 1에 달했다.
그러나 위험하고 열악한 작업 환경 탓에 1978~1989년 사이 연평균 187명의 광부들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화순탄광 폐광과 관련해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은 “화순탄광은 한국 경제개발연대의 주요 에너지 공급원으로서 큰 역할을 마치고
명예롭고 아름답게 퇴장했다”며 “정부는 산업 발전의 원동력과 버팀목이 돼온 화순탄광 근로자들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강 차관은 경북 문경 출신으로 부친이 문경 은성탄광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차관은 이어 “조기폐광 지역의 환경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하게 광해방지사업을 시행하고,
지역경제가 침체되지 않도록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성유경 대한석탄협회 회장은 “광부들의 애환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더라도 석탄산업 기술이 사장되지 않도록
해외자원개발 사업 등에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