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마다 있다는 이곳 부실 정리로 탄탄해질까
지역마다 있다는 이곳 부실 정리로 탄탄해질까
올 상반기 1282개 새마을금고의 지역 개별금고 중 65% 가량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금고 적자 합계만 상반기에 총 1조원을 넘어서는 등 경영 부실이 심화되고 있지만
개별 금고 전권을 쥐고 있는 이사회들의 저항으로 통·폐합을 비롯한 구조조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는 개별 금고 구조조정을 법제화하기 위해 국회에 관련 법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새마을금고 뱅크런 가능성에 대비해 한국은행과 공조해 유사시 유동성 공급에 나서기로 했다.
8일 매일경제가 올 상반기 새마을금고 경영공시를 취합한 결과 1282개 지역금고 중 64.7%(830개)가 적자를 냈다.
이는 지역금고 41.9%가 적자였던 지난해 상반기보다 22.8%포인트 높은 수치다.
또 2668억원의 적자로 연간 최대 손실을 냈던 2008년에 44.2%가 적자를 냈던 것에 비하면, 올해 상반기가 사상 최대 적자 비율로 평가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지역별로 살펴보면 인천의 지역의 개별금고 중 75.5%에서 적자가 발생해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이어 부산(75.4%), 경기 (75.2%), 제주 (73.8%), 서울(72.1%) 등 순이었다.
행안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부실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자산·자본건전성과 성장성 등을 고려해 합병 등의
방식으로 부실금고 정리에 나서고 있다. 올해 벌써 6개의 금고가 합병된 상황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올해 부실금고에 대해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필요하면 통폐합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개별금고에 통·폐합 권고는 가능하지만,
이를 강제화할 수 없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개별금고 이사회가 중앙회의 합병 권고를 부결시켜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그간 새마을금고중앙회는 개별 지역금고의 경영실태를 분석·평가하고 건전성·경영능력·수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병을 권고해왔다.
실제로 부동산 투자 실패로 올해 상반기 전국 최대 손실규모인 359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던 서울 A금고는 중앙회의 합병 권고를 따르지 않고 있다.
올해 상반기 경영공시 기준으로 A금고는 자산보다 부채가 많은 자본잠식 상태다.
때문에 행안부는 개별 금고 구조조정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에 나섰다.
행안부는 이미 저축은행업권 등에 적용되고 있는 ‘적기시정조치’를 담은 새마을금고법 개정안을 이르면 이번 정기 국회에 발의해 이를 통과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적기시정조치가 포함되면 금융기관의 재무상태가 일정 수준을 미달하거나 거액의 금융사고 또는
부실이 발생할 경우 직접적으로 합병·임직원 제재 등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행안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개별금고의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 구조조정 채비를 서두르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혹시 모를 뱅크런 가능성을 막기 위해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새마을금고가 손실흡수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올 상반기에만 1조4000억원 규모 충당금를 신규 적립한데다,
한국은행으로부터 유동성 공급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7월부터 한국은행 공개시장운영 대상기관으로 선정돼 한은과 환매조건부증권(RP)매매가 가능해졌다.
중앙회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담보로 한은과의 RP 거래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받는 방식이다.
올 6월말 기준 새마을금고가 한은 RP 거래로 지원받을 수 있는 유동성 규모만 14조6000억원에 달한다.
또 유사 시에는 한은과 협의를 통해 최대 24조6000억원까지 유동성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한은이 유동성을 유사시에 공급할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도 뱅크런 가능성을 크게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