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 엔저와 엔 캐리 트레이드 과속 경고음
지속적 엔저와 엔 캐리 트레이드 과속 경고음
일본 엔화가 달러당 150엔 전후의 약세를 보이는 한편, 한국 원화를 비롯한 각국 통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 10월 31일의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0년 만기 장기국채
금리를 기존의 1% 이하로 억제하겠다는 목표를 약간 상향 수정해 1%를 일정 수준 상회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일본은행의 미약한 금리 인상 정책은 외환시장에 특별한 영향을 주지 못하고 엔화는 약세 국면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달러당 엔화는 올해 초 130엔대에서 지난 6월 140엔대로 진입한 후 9월 말에 149엔을 기록했으나,
10월이후 11월 중반까지 149엔~151엔의 좁은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해 왔다.
달러화에 대한 엔저 현상은 다소 주춤하고 있는 측면도 엿보인다.
미국의 끈질긴 금리 인상 압력과 일본의 미약한 금리 인상 정책에 기인한 달러화 대비 엔저 현상은 어느 정도 수습 단계에 들어간 측면도 있다.
미국의 고용 통계에서 어느 정도 경기 둔화의 징후도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며,
추가적인 미국의 금리 인상 압력은 제한적인 상황인데다 내년에는 금리가 동결 내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지난 10월 3일부터 11월 10일까지 각국 통화의 대엔화 절상률은 달러화가 1.6%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같은 기간 한국 원화는 4.9%, 유로화는 3.6% 절상했다.
달러화 강세가 다소 주춤하긴했으나 엔저 현상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저금리의 엔화를 차입해서 고금리 통화자산에 투자하려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확대되면서 각국 통화에 대한 엔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아시아 신흥국 등에서도 금리인상이 계속되면서 각 경제주체들로서는 저금리이면서 통화가치 상승
리스크가 적은 엔화에 대한 차입 수요가 잠재적으로 큰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여지도 한계가 엿보이면서 자산시장에 대한 투자 마인드의 개선 가능성도 있어서
엔화를 차입해서 각종 자산에 투자하는 패턴도 나타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엔 캐리 트레이드는 엔화의 가치 급등 등이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일본 엔화의 대미 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월간 표준편차를 기준으로 볼 경우 최근 낮아지고 있다.
투자자로서는 엔화의 변동성 리스크에 대한 경계를 늦출 수 있는 측면도 있는 것이다.
과거 미일 장기금리차에서 엔화의 대미 달러 환율의 변동성을 뺀 수치를 보면 그림과 같이 금리차가 높고
변동성이 낮으면서 이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을수록 엔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이 수치가 높은 수준을 유지함으로써 엔저의 지속을 낙관해 엔 캐리 트레이드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돼 왔다.
엔저 추세의 고착화 속에서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확대되고 원화 등 각국 통화에 대한 엔화 가치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일본은행은 단계적으로 초금융 완화 정책을 수정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는 –0.1%인 단기금리가 플러스로 인상될 가능성이 있고, 장기금리도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일본은행의 금리인상은 엔고 요인이지만 일본 금리의 수준 자체가 계속 낮기 때문에 미일 금리차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며 엔저 억제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
다만, 일본 정부는 외환시장 개입 의사를 나타내고 있고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점차 둔화되면서 금리인상
정책과 함께 일본의 실질금리(명목금리 – 기대물가상승률)가 상승추세를 보일 것이며,
지나친 엔저가 갑자기 반전될 가능성도 점차 높아질 수 있다. 과거에도 엔저가 심화되고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확대된 후
이러한 흐름이 갑자기 급반등한 사례도 있다. 저금리 엔화 자금을 조달해서 투기적으로 투자하는 행위의 위험성도 점차 높아질 수 있다.
일본 마넥스증권의 치프(수석) FX 컨설턴트인 요시다(吉田恒)씨는 현재의 ‘달러당 151엔대 후반의 엔-달러 환율은
기술적분석 측면에서 중요한 분기점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달러당 147엔 정도까지 급속히 엔고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