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41개월만에 최저 가계빚은 눈덩이
주담대 금리 41개월만에 최저 가계빚은 눈덩이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에 나서면서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가산금리를 줄줄이 올리고 있지만
시장금리의 하락세에 사실상 제대로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담대 금리 산정의 기초가 되는 금융채 금리가 더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집값 상승 기대감과 금리하락 요인이 겹쳐 7월1일~15일 5대 시중은행(KB국민·하나·신한·우리·NH농협)의 주담대는 3조2000억원이나 증가했다.
28개월만에 최대 증가폭의 보였던 지난달 전체의 60%에 달할 정도로 주담대 수요가 줄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가계대출 현장 관리 강화 등을 주문하며 모니터링과 은행 현장점검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9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도입 전까지 가계대출 수요를 억제할 금융당국의 뾰족한 대책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5대 은행이 주담대와 전세대출에 대해 가산금리 등을 인상한 경우는 7건이었다.
지난 1일 하나은행이 주담대 가산금리를 0.20%포인트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신한은행은 두 차례
국민은행은 세 차례에 걸쳐 주담대와 전세대출 금리를 끌어올렸다.
우리은행도 지난 12일 주담대 금리를 0.1% 인상한데 이어 24일에도 주담대와 전세자금 대출에 대한 금리를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문제는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현장에서 적용하는 대출금리는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는 데 있다.
지난달 18일까지만해도 3.00%였던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하단은 이달초 2.9%대를 맴돌다가 지난 8일부터 2.8%대로 내려왔다.
신한은행의 고정금리(5년 혼합형)상품은 이날 2.84%로 3년 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리산정의 기초가 되는 금융채 5년물(AAA, 무보증 기준) 금리가 이달 들어서만 0.111%포인트(18일 기준) 떨어진 영향을 받았다.
그 사이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5조 3415억원 늘었던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월 들어 보름새 3조3353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액의 절반을 훨씬 넘는 규모로, 7월에는 6월 증가액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금융당국의 정책 방향은 수요 억제보다는 ‘은행 감독’에 초점이 맞춰진 상태다.
지난 15일 금융감독원은 은행권 가계대출 현장점검에 돌입해 가계대출 관리방향이 실제 영업현장에서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은행권에는 모든 대출 상품에 대해 DSR을 적용해볼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전세대출, 정책대출 등에도 DSR을 적용해 대출 분포 현황을 파악하고, 차주들의 상환능력을 은행들이 미리 가늠해보라는 취지다.
현재 가시화된 대출 규제는 오는 9월 스트레스 DSR 2단계 도입 정도다.
2단계 스트레스 DSR에서는 가산되는 스트레스 금리 폭이 더 커지고, 그만큼 한도도 더 줄어든다.
금융당국이 당초 7월 도입 예정이었던 스트레스 DSR 2단계를 두 달 가량 연기한 것도 주담대 수요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업권에서는 규제 시행이 늦춰진 상황에서 수도권 주택가격이 꿈틀거리면서 주담대 막차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전에 4~5%대 금리로 주담대를 받았던 차주들의 대환대출 수요에 더해 부동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신규 대출 문의도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이 되레 은행들의 이익을 늘려주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최근 시장 금리 하향세에도 은행이 당국 압박에 인위적으로 대출 금리를 올리면서 예대금리차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체 은행권과 금융권으로 시계를 넓혀보면 가계대출 증가세는 아직 감당가능한 수준”이라며 “5대 은행 등
시중은행들을 중심으로는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가 얼마나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 등을 꼼꼼하게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