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가장 작지만 강한 도시 구리의 재발견
전국에서 가장 작지만 강한 도시 구리의 재발견
서울 강변북로를 타고 구리 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왼쪽으로 워커힐아파트와 함께 그랜드 워커힐 호텔이 눈에 들어온다.
사실상 서울의 끝자락이다. 오른쪽에는 한강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그랜드 워커힐 호텔을 지나 1~2분 더 달렸을까.
“어서오세요. 경기도 구리시입니다”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부터 행정구역상 경기도 구리시 아천동이다.
위로는 아차산 자락, 아래로는 한강변과 이어진다. 아천동 일대는 대부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여 있다.
이렇다 할 건물이나 시설 등이 보이지 않는다.
아천IC를 지나 조금만 더 가다 보면 토평삼거리가 등장한다. 요즘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구리시 토평동이다.
토평동은 아래로 한강변과 구리한강시민공원, 위로는 토평고와 토평중, 구리여중 등까지 길게 이어진다.
토평동 북쪽은 여러 학교와 함께 2000년대 초반 지은 아파트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한강변과 붙어 있는 남쪽은 여전히 시골 농촌 같은 분위기다.
주변은 논과 밭, 비닐하우스 등으로 이뤄졌으며 현장 곳곳에서 컨테이너와 ‘임대’ 현수막이 내걸린 창고나 소규모 공장 등이 눈에 들어온다.
한적한 시골 마을 토평동 남쪽 일대가 세간 관심을 받는 이유가 있다.
최근 정부가 구리시 토평2지구를 공공택지 후보지 5곳 중 하나로 발표했기 때문이다.
토평동 남쪽 한강변에 위치한 토평2지구는 여러 이유로 개발이 묶여 있었지만 그야말로 알짜배기 땅이다.
강동대교나 구리암사대교를 건너면 바로 서울시 강동구다.
광진구 역시 차로 5분 거리다. 용마터널만 지나면 바로 서울 중랑구다.
경기도 어떤 지역과 비교해도 서울과 가깝다. 한강뷰는 보너스. 정부 공공택지 후보지 발표 후 예비 청약자 관심이 온통 토평2지구에 쏠린 이유다.
국토교통부는 주택 공급 활성화 방안 후속 조치로 전국 5개 지구 8만가구 규모 신규 택지 후보지를 발표했다.
수도권에서는 구리 토평2지구와 오산 세교3지구, 용인 이동읍 등이 후보지로 선정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 최대 수혜지가 구리시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구리시는 그동안 우수한 입지에도 불구하고 규모가 워낙 작아 상대적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덜 주목받았다.
토평2지구가 공공택지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구리시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토평2지구는 구리시 교문·수택·아천·토평동 일대 292만㎡(88만평) 규모 부지로 조성된다.
정부는 우수한 입지적 장점을 살려 1만8500가구 규모 주거 단지를 한강 조망으로 특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수변의 여가·레저 공간을 활용한 리버프런트(Riverfront) 시티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2025년 상반기까지 지구 지정을 완료하고 2026년 하반기 지구계획 승인을 거쳐 2027년 상반기 사전청약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벌써부터 토평2지구 청약을 노리고 전입하거나 거주 지역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구리시에 거주하겠다는 수요도 일부 감지된다.
공공분양 아파트는 당첨자를 가릴 때 지역 주민을 우선 선정한다.
올해 구리 내 공공분양 단지인 ‘구리갈매역세권지구’ 한 단지는 당첨자 중 30%를 구리에 1년 이상 거주한 사람으로 한정했다.
토평2지구 당첨을 위해 구리시로 전입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3기 신도시 발표 후 경기도 하남시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한 것과 비슷한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