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폭탄 1원이라도 줄여야죠 한달새 1.3조 인뱅 갈아타기
이자 폭탄 1원이라도 줄여야죠 한달새 1.3조 인뱅 갈아타기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1월 한달동안 1조3000억원 가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타행에서 끌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주담대 갈아타기 유치 실적인 3212억원을 크게 웃돈다.
인터넷은행의 공세에 대응하려는 시중은행들은 비대면 전세담보 대출을 출시하기로 하는 등 온라인 상품과 앱을 강화하고 있고 디지털 영업부서의 재편에도 나섰다.
인터넷은행의 시장 공략이 확대되면서 은행업의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마련한
주담대 갈아타기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유치한 실적은 카카오뱅크가 2137억원, 케이뱅크가 131억원이었다.
두 은행은 금융위의 플랫폼을 통하지 않고 자체 플랫폼을 통해서도 훨씬 더 많은 주담대 갈아타기를 유치했다.
카카오뱅크의 자체 서비스·플랫폼을 통해 이동한 주담대는 2718건, 7014억원이나 됐다.
케이뱅크 역시 3787억원의 주담대가 자체 앱 등을 통해 유입, 이동완료됐다.
금융위 플랫폼과 자체 플랫폼을 통해 유치된 주담대 갈아타기 실적을 합치면, 카카오뱅크가 9151억원, 케이뱅크가 3919억원에 달한다.
반면 5대 시중은행의 경우 1월 한달간 최종실행까지 한 주담대 갈아타기 실적이 3212억원 수준이다. 인터넷 전문은행 2개사가 시중은행의 4배를 끌어온 것이다.
주담대 갈아타기에서 인터넷뱅크가 시중은행에 압승을 거두고 있는 데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리와 온라인에 특화된 자체 플랫폼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비용이 많이 드는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해야 하는 시중은행과 달리 인터넷뱅크는 운영비용을 줄일 수 있고 이를 통해 금리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은행들이 주담대를 싹쓸이하는 데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당초 인터넷은행의 출현은 금융산업의 혁신과 경쟁
촉진을 위한 것이었는데 현재는 기존 금융사들과 별반 차이 없이 주담대 등 담보대출 비중만 늘려가고 있는 형국”
이라며 “인터넷은행이 당초 출현의 목적에 맞게 영업 형태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이 저비용 구조로 대출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핀테크 기업들이 비교 서비스 시장을 장악하자 시중은행도 고민에 빠졌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아무리 금리가 싸다 해도 무작정 대출을 늘릴 수는 없기때문에, 전체 규모 자체로 시중은행과 경쟁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최근 2~3년간 금융업의 많은 것들이 바뀌었고, 이에 대해서 중장기적 플랜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는 위기감은 있다”고 말했다.
주담대 잔액이 가장 많은 KB국민은행은 조만간 자사의 첫 비대면 전용 전세자금대출인 ‘KB스타전세자금대출’을 내놓는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거래실적에 따른 조건부 우대금리를 없앴고, 비대면 전용 심사조직을 가동한 것이 상품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방식으로 접근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KB국민은행은 최근 개인고객 전담 비대면 영업 채널인 ‘디지털 영업본부’를 재편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비대면 대환대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 수립과 실행을 위한 별도 조직이다.
신한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공격적으로 주담대 대환대출 영업에 나서고 있다.
1월 한달간 신한은행에 접수된 주담대 갈아타기 건수와 금액은 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나머지 4개 은행 합산보다도 많다.
신한은행은 비대면 주담대 갈아타기 상품에 대한 정비와 비대면 채널 고객을 위한 상품 라인업 대폭 확대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단기적으로는 인터넷은행이 취급하지 않는 HUG(주택도시보증공사) 주택기금 등 상품 판매를 확대하고, 대출 심사 기간을 단축시키는 방식으로 인터넷은행과 차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기적으로는 비대면상품 판매를 크게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상품기획 등에도 착수한 상태다.
지난달에는 비대면 채널 및 디지털 서비스를 리테일그룹으로 통합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