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먹거리 잡아라 ‘370조’ 토큰증권 시장 두고 ‘동맹 혈투’
새 먹거리 잡아라 ‘370조’ 토큰증권 시장 두고 ‘동맹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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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36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토큰증권(ST)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금융회사와 기업이 합종연횡에 본격 나서고 있다.
토큰증권 시장을 새 먹거리로 보고 있는 증권사와 은행은 물론이고 조각투자 업체, 통신회사, 인공지능(AI) 업체 등까지 뛰어들면서
최대 40곳이 참여하는 ‘토큰 동맹’이 속속 가시화하고 있다. 토큰증권이란 블록체인 등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해 발행하는 증권으로 이르면 내년 도입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5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 8곳 중 6곳이 토큰증권 발행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하나금융그룹, SK텔레콤과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를 구성했다. 조각투자 사업자인 링거스튜디오, 서울옥션블루 등도 합류했다.
한국투자증권을 주축으로 한 ‘한국투자 ST프렌즈’는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과 손잡았다. AI·챗봇·클라우드
사업을 벌이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도 이 컨소시엄 멤버다. NH투자증권은 한국기업평가, 비상장 주식거래 플랫폼
서울거래비상장 등과 ‘STO 비전그룹’을 꾸렸다. 신한투자증권도 조각투자 사업자인 열매컴퍼니와 바이셀스탠다드를
비롯해 39곳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자기자본 5조원 미만 증권사 중에선 키움, 대신증권 등이 토큰증권 사업을 위해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5대 금융지주 계열 대형은행도 모두 토큰사업을 추진 중이다.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에 참여한 하나은행을 제외한
농협·신한·우리·국민은행은 기업·전북·수협은행과 한우, 음원 등 11개 조각투자 사업자와 ‘은행권 STO 컨소시엄’을 구성해 업무 협의에 나섰다.
신석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국내 토큰증권 시가총액이 2030년 367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일반 증권
대비 30% 이상 낮은 비용으로 발행이 가능해 다양한 상품과 가치에 대한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계와 산업계가 토큰증권(ST)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무궁무진한 사업 기회가 펼쳐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증권사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토큰증권의 장내 거래를 중개하거나
토큰증권을 거래하는 장외시장을 만들 수 있다. 직접 기초자산을 매입해 토큰증권을 발행하는 업무도 할 예정이다.
은행들은 투자자의 예치금을 보관하는 것에서 시작해 발행에도 뛰어들 수 있다. 통신사들은 블록체인 등 인프라 구축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통해 토큰증권 시장
시범운영을 연내 시작할 계획이다. 거래소가 운영하는 시장은 장내시장이고, 증권사가 자사 MTS·HTS에서만 토큰증권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장외시장이다. 한국거래소는 장내 상장 기준을 자기자본 20억원 이상인 업체가 발행하는
토큰증권으로 제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준에 미달하는 토큰증권 발행 희망 업체는 증권사들이 만드는 장외시장 플랫폼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열매컴퍼니, 서울옥션블루, 링거스튜디오, 핀고컴퍼니 등 조각투자 사업자 4곳과 관련 협의체를
구성해 일단 장외시장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거래소의 장내 토큰증권 상장 기준이 확정되면 장내시장 상장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열매컴퍼니와 서울옥션블루는 미술품을, 링거스튜디오와 핀고컴퍼니는 음원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토큰증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다른 증권사들도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업무협약을 맺느라 분주하다. 신한투자증권은 미술품 토큰증권을
준비 중인 테사 등 조각투자 사업자와 기술업체를 포함해 총 39곳과 협약을 맺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토큰증권 시장이 본격화하면 상장 주관부터 직접 발행까지 할 계획”이라며 “현재 준비 중인 유통 지원은 이 시장에 익숙해지기 위한 과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