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같은 혜택은 다 빼고 연회비 수십 ‘프리미엄’ 내미는 카드사
꿀같은 혜택은 다 빼고 연회비 수십 ‘프리미엄’ 내미는 카드사
간 큰 손님 취급받을라 삼겹살 먹다가 리필 요구했다가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 환경이 악화되고, 지속적인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약화된 카드사들이 생존을 위해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구매력이 좋은 고객들을 위한 프리미엄 카드를 출시하고, 이들을 통해 연회비 수익과 안정적인 결제 실적을 얻는 식이다.
반면 일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카드들은 혜택이 좋은 카드 위주로 빠르게 단종되고 있다.
상반기에 카드사들이 모두 지난해보다 크게 감소한 실적을 냈기에 이같은 현상은 하반기에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3일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올 상반기 출시된 주요 신용카드 59종의 연회비 평균은 8만3453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출시된 주요 신용카드 76종의 연회비 평균인 3만8171원 대비 119% 증가한 수치다.
신규출시된 신용카드를 연회비 구간대별로 나눠보면 이 같은 경향은 더 확연히 나타난다.
연회비 10만원 이상인 신용카드는 지난해 7종, 올 상반기 10종 출시됐다.
지난해 연회비가 20만원대인 카드는 단 한개도 출시되지 않았는데, 올해는 상반기에만 5종이 출시됐다.
최고가도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출시된 카드 중에선 현대카드의 ‘더 레드 스트라이프’가 연회비 50만원의 가장 비싼 카드였다.
올해는 KB국민카드의 헤리티지 리저브가 80만원의 연회비로 1위를 차지했다.
카드사들이 연회비가 비싼 ‘프리미엄 신용카드’ 출시를 늘리는 건 잠재 고객층의 경제력에 있다.
프리미엄 카드는 일반 상품대비 높은 연회비를 지닌만큼 일정 수준의 경제력을 지닌
고객이 이용하는데, 이 때문에 결제 실적 면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카드사들이 한정된 재원 내에서 수익성이 높은 고객들에게 혜택을 집중하는게 낫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실제 카드사들의 연회비 수익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신한, KB국민, 삼성, 현대, 롯데, 우리, 하나카드 등 7개 카드사의 연회비 수익은 3148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2954억원) 대비 6.5% 증가한 수치다. 7개 카드사의 연회비 수익은 지난 2019년 1분기 2352억원에서 매년 증가해 4년간 33.8% 늘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카드 결제는 늘었지만 카드사들의 실적이 떨어진 것도 카드사들의 이같은 전략을 가속화 시킬 것으로 보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개인카드 승인액은 237조7000억원, 승인 건수는 66억7000만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각각 5.1%, 7.1% 증가했다.
반면 카드사들의 실적은 급감했다. 올해 상반기 신한카드는 당기순이익 316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3.2% 감소한 수치다.
삼성카드는 8.0% 감소한 2906억원, KB국민카드는 21.5% 감소한 1929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카드(726억원)는 23.7%, 우리카드(819억원)는 38.7% 감소했다.
일반 고객들을 대상으로한 신용판매 부분에서 이익이 크게 나지 않는 상황에서 자금조달환경은 악화된 영향이다.
카드사들은 예금과 같은 고객 돈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은행과 달리 채권 등으로만 자금을 구한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신용등급 AA+인 신한·삼성·KB국민카드의 3년물 카드채 평균 금리는 4.384%다.
지난해 초 2%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두배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