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무임승차로 점점 똑똑해진다 시작된 저작권 전쟁
AI가 무임승차로 점점 똑똑해진다 시작된 저작권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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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같은 인공지능(AI)을 똑똑하게 만드는 데에 뉴스가 정말 많이 활용됐다는 사실, 혹시 아셨나요?
글을 기반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AI 프로그램들은 비교적 신뢰도가 높은 뉴스를 학습에 활용하기도 하고
사용자가 특정 정보를 질문했을 때 온라인 뉴스에서 찾아 답변해 주기도 해요. 전 세계 언론이 매일 쏟아내는 정보의 양은 어마어마하잖아요.
그만큼 AI에게 정말 중요한 정보 출처인 거죠.
그래서 뉴스 기사의 저작권을 AI 기업들이 무단으로 활용한다는 비난은 꾸준히 제기돼 왔어요.
그리고 유력 언론사가 많은 미국에서 가장 먼저 이 갈등이 폭발하기 시작했어요.
갈등이 폭발했다고?
최근 미국에선 영향력 있는 언론사들이 AI 기업에 대한 저작권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요.
지난해까지 주로 음악·영화 등 대중예술 분야의 저작권을 AI가 침해할 가능성 때문에 논란이 이어졌다면
이번에는 정보와 견해 등을 제공하는 뉴스 분야에서 비슷한 논란이 심화하는 모양새예요.
가장 최근 주목받은 사례는 거대 미디어 그룹인 ‘뉴스코프’가 AI 검색 기업인 ‘퍼플렉시티 AI’를 상대로 지난 21일(현지시간)에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이에요.
뉴스코프는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포스트를 보유한 미디어 기업이고,
퍼플렉시티는 대화 기능에 집중한 챗GPT 같은 경쟁 서비스와 다르게 ‘검색 기능’에 집중하면서 구글을 위협한다는 평가까지 받는 곳이죠.
특히 퍼플렉시티는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와 엔비디아 등 굵직한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쑥쑥 커지는 기업이라 이번 소송은 더욱 주목받았어요.
소송을 제기한 뉴스코프 측은 퍼플렉시티의 AI 기반 검색 서비스가 월스트리트저널이나 뉴욕포스트의 기사와 사설, 기고문 등을 불법적으로 복제·재생산했다고 주장했어요.
콘텐츠를 생산한 뉴스 기업의 허락을 받지 않고 무임승차 행위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에요.
허락 안 받았으면 잘못 아니야?
퍼플렉시티가 뉴스를 인용하는 방식은 당장 완전한 저작권 침해로 판단하기엔 조금 찜찜한 구석이 있어요.
사용자가 검색한 내용에 대해 퍼플렉시티의 AI가 답변할 때, 답변에 활용된 뉴스 링크를 함께 첨부하기 때문이에요. 정보 출처를 밝히는 거예요.
그런데도 뉴스코프가 소송을 제기한 건 AI 검색엔진이 답변을 제공하는 방식 때문이에요.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기존 검색엔진이라면, 이용자는 검색한 내용과 관련한 여러 정보를 그대로 접하게 돼요.
그중에 적합해 보이는 링크를 클릭해서 하나하나 읽어보게 되죠.
하지만 AI는 이 정보들을 요약해서 이용자의 질문에 적합한 하나의 답변만 제공해요.
이런 방식은 언론을 포함해 콘텐츠를 생산한 모든 주체에 피해를 줄 수 있어요.
답변에 출처 링크가 붙어 있어도 사용자가 그걸 클릭해 볼 필요가 없거든요. 이미 답변을 얻었으니까요.
지난해 1년 동안 약 5억 건이었던 퍼플렉시티의 검색 질문(query) 처리량은 올해 들어 한 달에 2억 5000만 건으로 급증했다고 해요.
그만큼 웹사이트를 방문해 직접 콘텐츠를 읽은 사람은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커요.
뉴스코프 측은 소송을 제기하며 “퍼플렉시티의 사업 모델은 전통적 인터넷 검색엔진의 사업 모델과 달리 콘텐츠 생산자에게 사업 기회를 주지 않고,
오히려 콘텐츠 생산자가 수익을 낼 기회를 빼앗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어요.
뉴스코프는 퍼플렉시티가 저작권 침해 건당 15만 달러(약 2억원)를 배상하고 무단 수집 자료는 모두 삭제할 것을 요구했어요.
퍼플렉시티는 이번 소송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