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중개업소 ;최근 중개업소들은 개점 휴업 상태다. 서울 아파트 ‘거래절벽’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을 보면 7월 역대 최저인 646건을 기록한 후 8월 676건으로 살짝 늘어나며 반등하는 듯 했다.
하지만 9월 다시 613건으로 10% 가량 줄었다. 2006년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후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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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가장 심각하다. 10월 기준으로 서울 25구 중 10개 구에서 한 달간 계약 및 신고된 아파트가 10건도 안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강남(7건), 강북(8건), 광진(4건), 양천(4건) 등 집값이나 위치에 관계없이 전방위적으로 거래절벽이 심각하다. ‘거래소멸’이란 말까지 나온다.
일감이 끊겨 월세도 내기 어려워진 공인중개사들은 문을 닫거나 월세가 저렴한 다른 지역으로 밀려나고 있다.
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7월까지는 공인중개사무소 신규 개업이 폐업 숫자보다 많았다.
하지만 8월부터 폐업이 신규 개업을 추월했다. 8~9월 중개사무소 신규 개업은1824건인데,
폐업한 중개사무소는1968건이다. 휴업까지 더하면 2124건으로 개업보다 300건 많다.
또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개업 공인중개사 수는 11만9006명으로 지난 1분기(12만1543명)보다 2357명 줄었다.
개업공인중개사 수가 감소한 것은 2019년 3분기 이후 약 3년 만이다. 특히 서울의 공인중개사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2분기 서울 개업 공인중개사 수는 전분기 대비 3226명 감소한 2만7346명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초의 한 공인중개사는 “함께 일하던 보조원을 최근 내보냈다”며 “올해 매매 거래는 한 건도 못 했고,
전·월세 계약도 한 달 한 건 하기 어려워 사무실 운영조차 어려운 수준”이라고 하소연했다.
다른 공인중개사는 “작년부터 이어진 역대급 거래절벽에 허리띠를 졸라매며 버티는 것도 이젠 한계”라며
“내년 봄 이사철까지 거래가 안 풀리면 월세가 좀 더 저렴한 지역으로 옮기거나 사업을 접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작년과 비교하면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전국 부동산중개업소는 13만1919곳에 달했다.
2017년 4월(11만2243곳)과 비교해 3년 반 만에 2만곳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사면초가 중개업소
집값이 급등하고 거래가 늘면서 기대 수수료 수입이 커지자, 기존에 활동하지 않던 중개업자들이
새로 업소를 차려 경쟁 대열에 뛰어근 결과다. 또 지난해 실시된 공인중개사 시험엔 역대 최대인 34만명이 몰리기도 했다.
이렇게 시장 참가자가 늘어난 것이 업계 전체적으로 부메랑이 되고 있다.
시장 참가자가 늘어난 만큼 한정된 일감을 두고 벌어지는 경쟁이 더욱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 프롭테크 기업들이 ‘반값 중개 수수료’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프롭테크는 부동산에 IT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직방’이 대표적이다.
직방은 지난 22일 새로운 CI(기업 로고)를 공개하면서 부동산 매물 중개 서비스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소비자가 직방을 통해 집을 매매·임대하면 직방의 파트너 공인중개사가 전담으로 상담을 해주고 계약까지 돕는 서비스다.
직방은 내년 6월까지 이 서비스를 이용해 수도권 지역에서 아파트를 팔거나
전·월세 임대를 내놓는 이용자에게 법정 중개수수료의 절반만 받기로 했다.
보다 많은 매물을 확보하기 위해 매도자에게 당근을 주는 것이다. 이 서비스는 직방의 자회사인 호갱노노에서도 받을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