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공든탑 라인 일본에 넘어갈까?
네이버의 공든탑 라인 일본에 넘어갈까?
네이버가 만든 메신저 ‘라인’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서비스예요.
특히 일본에서는 거의 전 국민이 이용하기 때문에 ‘일본판 카카오톡’으로 보면 되죠.
그런데 최근 일본 정부가 네이버에 ‘라인에서 손을 떼라’며 간섭해서 논란이 되고 있어요.
이번 일을 두고 자칫하면 한국과 일본의 외교 갈등으로 번질 수도 있다는 걱정마저 나오는데요. 과연 라인을 둘러싸고 무슨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라인은 일본에서만 9600만명이 이용하는 메신저 서비스예요.
일본 인구가 1억 2200만명이라 사실상 전 국민이 사용하는 앱이라고 봐도 무방하죠.
일본뿐 아니라 동남아에서도 인기가 좋은데, 전 세계에서 약 2억명 정도가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라인은 2011년 네이버의 일본 지사였던 NHN재팬에서 개발했어요.
이후로 네이버는 홀로 열심히 라인을 키워 오다가, 2019년에 일본의 1등 IT 기업인 소프트뱅크와 손을 잡았어요.
소프트뱅크는 ‘야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일본에서 야후는 우리나라의 네이버처럼 전 국민이 사용하는 포털 사이트예요.
그러니까 한국과 일본의 1등 포털을 가진 두 거대 IT 기업이 ‘우리 한번 힘을 합쳐 보자!’고 뜻을 모은 거죠.
당시 빠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던 페이스북 등 미국의 거대 플랫폼 기업들을 이겨보자는 목표였어요.
그렇게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정확히 50%씩 지분을 나눠서 공동 회사를 세웠고, 그 회사를 통해 라인과 야후를 같이 키워나가기로 했죠.
네이버가 소프트뱅크가 함께 만든 회사는 ‘A홀딩스’라는 곳이에요.
A홀딩스는 라인을 서비스하는 ‘라인야후’의 모회사인데, 최근 들어 일본 정부는 네이버가 가진 A홀딩스에 대한 지분을 소프트뱅크에 매각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지분을 정확히 절반씩 나눠 갖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공평하게 경영에 참여해 왔는데
네이버의 지분이 조금이라도 소프트뱅크로 넘어가면 그만큼 경영권도 같이 넘어가게 돼요.
일본 정부는 사실상 네이버에 라인의 경영권을 포기하라고 압박하는 셈이죠.
개인정보 유출 문제: 일본 정부가 표면적으로 문제 삼고 있는 건 개인정보 유출 문제예요.
지난해 11월, 라인야후는 약 51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를 겪었어요.
라인 서비스를 네이버가 운영하다 보니 라인야후의 데이터도 한국의 네이버 클라우드와 같은 공간에 저장됐는데
네이버 클라우드에서 해킹 사고가 나면서 라인야후의 정보까지 빠져나간 거였어요.
그러자 일본 정부는 ‘네이버 너네, 믿을 수 없어. 그리고 해킹 후속 조치도 미흡했어!’라며 지분을 정리하라고 요청했어요.
보통은 해킹 사건이 벌어지면 벌금 등의 법적 처벌을 하고 필요한 후속 조치를 요구하는 정도에서 마무리되는데
일본은 네이버에 ‘아예 손 떼!’라며 이례적으로 강한 요구를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