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 마이너스 금리 해제의 전말
BOJ 마이너스 금리 해제의 전말
일본은행이 3월 19일에 개최된 금융정책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조치는 2007년 2월 이후 약 17년 만의 일이다.
일본은행은 금융기관이 일본은행에 맡기는 당좌예금의 일부에 마이너스 0.1%의 금리를 적용해 이를 정책금리로 해 왔지만
이번 정책 변경으로 정책금리를 무담보 콜 금리로 변경하고 이를 0~0.1% 정도로 유도하겠다는 정책을 결정한 것이다.
아울러 일본은행은 2016년 9월에 도입한 금리차 곡선 통제(YCC) 정책도 종료하기로 했으며, 일본은행이 ETF(상장투자신탁)와
REIT(부동산투자신탁)를 대량 구매했던 정책도 종료하기로 했다.
반면, 일본은행은 추가 금리 인상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일본정부 국채의 대량 매입 정책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정책은 지난 2016년 1월에 ‘마이너스 금리를 포함한 양적·질적 금융완화 정책’으로서 도입된 것이었다.
민간 금융기관들이 일본은행의 당좌예금계좌에 예치한 예금 중 일부에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는 정책이었다.
일본은행 당좌예금은 △ 금융기관이 다른 금융기관 및 일본은행 등과 거래할 때의 결제수단 △금융기관이 개인이나 기업에게 지불하는 현금 통화의 지불준비
예금 등에 대한 일정 비율을 예치하는 지급준비 등 세 가지의 역할이 있다.
이러한 당좌예금에서 일정량 이상의 예금에 대해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한 것은 금융기관들이 대출 활동 등에 소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대출확대 – 경제활성화 – 물가하락 억제라는 디플레이션 탈출을 기도한 것이었다.
아베 정권 하에서 2013년 4월에 도입된 ‘양적·질적 금융완화’로 일본은행이 대규모로 본원 통화를 공급했으나
당초 2년 정도만에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고 소비자물가 2%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 성과가 미진하자 2016년에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도입한 것이었다.
다만,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기업들의 투자 부진, 개인의 차입 능력 한계 등으로 인해 시중은행의 대출 확대에도 한계가 있는 가운데
어쩔 수 없이 일본은행 당좌예금이 늘어날 수 밖에 없었던 금융기관들의 경영을 압박하는 측면도 있었다.
이러한 금융기관 경영에 대한 압박은 오히려 대출을 일정 부분 억제하는 부작용도 있기 때문에 일본은행은 2016년 9월에
‘장·단기 금리 조작을 포함한 양적·질적 금융완화’ 정책을 도입해서 단기금리를 –0.1%, 장기금리를 0% 정도로 유도함으로써
장단기금리차가 질서있게 형성되도록 유도(금리차 곡선 통제정책, YCC : Yield Curve Control)해 금융기관들이 금리차 수익을 보다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즉, YCC 정책은 마이너스 금리정책과 연계된 것이었다고 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일본은행은 이번에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해제하면서 YCC 정책도 철폐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물가상승률은 아베 정권 시대에 쉽게 올라가지 않았지만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를 초과하고 2024년에도 2%를 넘을 전망이어서 디플레이션 탈출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2% 물가 회복의 원동력으로서 일본은행의 금융정책이 전혀 효과가 없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해외 요인도 크게 작용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공급망 혼란, 우크라이나 전쟁발 원자재 파동, 미국 금리인상과 급격한 엔저로 인해 일본의 수입물가가 급등해서
생활고나 원자재 난을 겪기도 한 일본의 가계, 기업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고조되면서 서비스 물가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물가상승 압력이 현실화된 것이다.
전반적인 물가상승 속에서 일본기업도 가격 인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수익이
확대되고 임금인상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어 기업 투자가 확대되는 선순환을 보이기 시작했다.
일본경제가 점차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면서 일본은행도 YCC 정책에서 10년 만기 국채의 금리변동
상한선을 2022년 12월에 0.25%에서 0.5%로 인상하고 2023년 7월에 다시 1%로 인상하는 등 초금융완화 정책의 수정을 개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