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언 반도체 시장 ;사이클 등락을 반복하는 반도체 시장이 본격적인 다운 사이클에 접어들면서 반도체 연관 업계가 모두 어려움을 겪는다.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최근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까지 업황 부진이 가시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는 앞다퉈 선제 기술을 선보이며 시장 영향력을 늘리는 정공법을 택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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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시스템 반도체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 1위 사업자인 미국 엔비디아는
오는 16일(현지시간) 3분기(2022년 8~10월) 실적을 발표한다.
엔비디아가 직전 분기 실적 발표에서 예상한 3분기 매출액은 59억달러다. 전년 동기 매출액(71억달러)보다 16.90% 줄어든 수치다.
시장 예상치(69억달러)보다도 적다. 엔비디아는 경기 악화로 전방 산업의 수요가 줄면서 자사의 실적도 줄 것으로 봤다.
또 다른 시스템반도체인 중앙처리장치(CPU) 강자로 꼽히는 미국 AMD도 PC 등
공급망 전반에서 고객사 수요 부진으로 시장 기대보다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AMD가 발표한 올해 3분기(7~9월) 매출액은 55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늘었지만,
시장 기대치(56억2000만달러)보다는 적었다. 글로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 선도 사업자인
미국 퀄컴의 경우 회계연도 2023년 1분기(10~12월)부터 거시 경제 악화에 따른 실적 하락을 내다봤다.
퀄컴이 예상한 해당 분기 매출액은 92억~100억달러로 전년 동기 매출액인
107억500만달러보다 적다. 퀄컴은 이에 비용 감소를 위해 신규 채용을 동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요처인 시스템반도체가 어려움을 겪자 비교적 경기를 덜 탄다고 평가받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도 영향을 받는다.
대만 다수 외신에 따르면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과반을 차지하는 대만 TSMC는
최근 고객사인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의 주문량이 줄어든 데 이어 연말 양산을
앞둔 3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에서의 고객사 주문 취소도 이어지고 있다.
꽁꽁언 반도체 시장
TSMC는 이에 웨이퍼와 장비 등의 주문을 취소하며 대응에 분주한 모습이다.
올해 설비투자(CAPEX) 목표액은 이미 두 차례 하향 조정해 360억달러로 내다보고 있다.
반도체 산업 전반에 어려움이 가중하는 상황에서 특히 메모리 시장의 경우 이번 다운 사이클이 전례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최도연·남궁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말부터 진행된) 메모리 주문 감소 속도가 역대급”이라며
“재고 수준이 역사상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도 지난달 3분기
실적 발효 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메모리 다운 턴은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같은 상황 속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놓은 위기 타개책은 전혀 상반된다.
시장 수급 균형을 위해 감산과 투자 축소를 예고한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는 감산 없는 투자 계획을 밝혔다.
다만 장기 대응 관점에서 선제 기술 확보에는 양사 모두 적극적인 모습이다.
기술력 확보로 경쟁력 강화를 꾀하는 정공법을 택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