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안지내는 것도 방법 아닌가 설날 물가잡기 총력전
차례 안지내는 것도 방법 아닌가 설날 물가잡기 총력전
결혼 3년차 황모 씨(31)는 설을 앞두고 치솟는 물가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올해 설은 사과와 배 가격이 크게 올라 차례상 준비 부담이 훨씬 큰 상황이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황 씨는 “월급으로 기본 살림하기도 빠듯한데 설이 다가오니 두렵다”며 “물가가 무서워 차례를 안 지낼 수도 없고 고민이다”고 토로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차례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과일, 수산물 등 성수품 가격이 급등세를 나타내면서 가뜩이나 고물가에 허덕이는 소비자들은 울상이다.
정부가 전방위 지원 대책을 마련한 이유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설 성수품에 대한 정부 할인 지원 예산은 지난해(263억원)보다 52% 늘어난 400억원이다.
정부 관계자는 “물가가 아직 높은 만큼 설 차례상을 차리는 데 드는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예산을 늘려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사과와 배가 차례상 단골 과일인 만큼 가격 상승세를 빠르게 잡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과일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지난해 작황이 역대 최악의 수준으로 나빴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과 생산량은 전년 보다 30.3% 감소했고 배와 단감 생산량은 각각 26.8%, 31.9%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농식품부는 이날부터 대형마트에서 사과·배·배추·대파·시금치 등 설 성수품 22개 품목을 구입할 경우 1인당 2만원 한도로 30%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 중이다.
대형마트의 개별 할인 조치가 더해질 경우 소비자들은 최대 60% 할인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할인 지원은 설 연휴 직전인 다음달 8일까지 4주 동안 시행한다.
정부는 설명절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할인율을 높이고 할인 대상을 늘렸다.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성수품 13개 품목에 대해 1인당 1만원 한도로 20%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날부터는 당초보다 10%포인트 오른 할인율을 적용했고,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포함해 차례상에 오르는 품목 9개를 할인 대상에 추가했다.
고기류가 할인 대상에 들어간 것은 과일 못지 않게 축산물 가격도 뛰었기 때문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한우갈비(1+등급) 소매가는
지난 10일 기준으로 전년 대비 10.6% 뛰어 1kg에 7만7640원을 기록했다.
닭고기 가격 또한 같은 기간 1kg당 5581원에서 5720원으로 올랐다.
주로 수입산에 의존하는 수산물 가격 또한 상승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수입산 조기(부세) 냉동 제품의 소매가는 지난해 1마리당 3878원이었는데 지난 10일 기준으로 3958원으로 올랐다.
상승률은 높지 않지만 과일값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차례상 성수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