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시 만 빼고 전국이 일손부족 피눈물 코로나 때보다 최악
이 도시 만 빼고 전국이 일손부족 피눈물 코로나 때보다 최악
경기도 한 섬유소재 기업 A사는 매년 인력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회사가 외곽에 있다 보니 아무리 월급을 올려줘도 숙련공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쉬운대로 동남아시아 외국인들을 채용하고 있지만 의사소통이 안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천 남동산단에 있는 화장품 소재 기업 B사 사정도 비슷하다.
B사 관계자는 “교통이 불편한데 인천 끝자락까지 와서 누가 일하겠느냐”며 “외국인 노동자 위주로 공장이 돌아간지 오래”라고 전했다.
전남 여수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선박·해양플랜트 전문기업 C사 역시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채용 인원의 90%를 외국인에 의존하고 있지만 숙련공이 많지 않아 체감 인력난은 더 심하다.
C사 관계자는 “용접공 등 숙련도가 높은 생산직 노동자가 많이 부족한데 현장에서 쓸 만한 인력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며
“외국인 노동자도 문화 차이로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는데다 장기 재직하는 경우도 흔치 않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급속한 고령화 현상에 고된 제조업 현장에서 일하려는 근로자가 줄면서 올해 지역 인력 사정이 팬데믹 사태 이전 보다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소통 능력이 좋은 유학생이나 중숙련 외국 인력을 늘리고, 단순 제조업에 대한 자동화 정책을 강화해
일손 부족 충격이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 노동시장 수급 상황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일손 부족 상황이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더 악화했다.
한은은 지방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고용행정통계의 구직 대비 구인배율을 활용했다.
이 지수가 높아질 수록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노동력에 비해 일손이 부족한 것으로 풀이된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 3분기와 올해 3분기를 비교해보니 전국 16개 광역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광주를 뺀 15곳에서 일손이 부족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전 직종을 통틀어 구인은 36.6% 늘었지만, 구직은 14.7% 증가하는데 그쳤다. 제조업 상황은 더 심각하다.
펜데믹 이후 제조업 현장직 구인은 45.5% 뛰었지만 거꾸로 구직은 2.1% 줄어 수급 불균형이 심해졌다.
송상윤 한은 제주본부 기획금융팀 과장은 “30대 이하 젊은 연령층 뿐 아니라 40대도 제조 현장직을 기피하면서 구직자가 감소했다”고 말했다.
한창 일할 40대 인구가 줄고 있다는 것도 일손 부족 사태의 한 원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 경제
‘허리’인 40대 인구는 지난달 790만9000명으로 1년 새 13만9000명 줄어 4년 3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40대 인구는 올 들어 11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2만명 줄어 15~29세 청년층(17만8000명) 다음으로 많이 줄었다.
고령화가 심각해지며 노인 돌봄인력 부족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최근 4년 새 돌봄서비스 구인 증가율은 133.9%로 전 직종 증가율(36.6%)을 압도했다.
이날 한은이 전국 570개 업체를 대상으로 팬데믹 전후 인력 상황 설문조사에 나선 결과 기업 15.3%는
“올해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2019년 당시 인력 부족 기업이 12.0%였던데 비하면 더 늘어난 것이다.
응답업체 10곳 중 2곳(22.2%)은 최근 4년간 채용 경쟁률이 하락했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