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명이 나 혼자 산다 숨만 쉬어도 74만원 나가네
1천만명이 나 혼자 산다 숨만 쉬어도 74만원 나가네
서울에서 혼자 거주하는 30대 남성 A씨는 한 달에 300만원을 번다.
오피스텔 월세로 80만원, 외식을 제외한 식료품 값으로만 약 30만원이 나간다.
외식비로도 매달 수 십만원을 쓴다.
나름대로 아끼고 산다고 자부하는데도 월세와 기본적인 식료품비로만 월급의 40%가 넘는 금액을 지출하는 것이다.
이밖에 교통비, 통신비, 보험비, 경조사비 등 매달 빠짐없이 나가는 금액까지 고려하면 팍팍한 살림살이에 힘에 부친다.
1000만가구에 육박한 국내 1인가구가 한 달 평균 소비하는 금액이 155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식료품비, 월세 등 최소한의 비용만 해도 47만원으로 30%를 차지했다.
뛰는 물가에 가뜩이나 쪼그라든 가처분소득을 감안하면 급격히 늘어난 1인가구들이 한계가구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통계청 ‘통계프리즘’에 따르면 작년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액은 155만1000원으로 2인 이상 가구의 49.3% 수준이었다.
소비 항목별로 보면 1인 가구는 음식·숙박(27만6000원), 주거·수도·광열(27만3000원),
식료품·비주류음료(19만6000만원) 순으로 많이 지출했다.
월세, 수도요금, 전기요금, 식료품비 등 기본적으로 ‘먹고 사는 데’ 들어가는 돈만 46만9000원으로 한달 소비 금액의 30.2%로 나타났다.
외식비와 월세가 지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외식과 월세, 수도·전기요금 항목에 매달 쓰는 금액은 평균 54만9000원으로 1인가구 지출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
주거비와 외식비, 식료품비 관련 금액을 모두 합하면 74만5000원으로 전체의 절반에 육박(48%)했다.
월세살이 비중이 높은 1인가구 특성이 소비 형태에도 반영됐다.
1인 가구 주거 형태를 살펴보면 월세가 36.8%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자가(30.1%), 전세 (23.1%) 순이다.
한편 2인가구 이상의 경우 자가에 사는 경우가 69%로 가장 많고 전세(13.8%), 월세(11.9%) 순이다.
통계청은 “1인 가구는 자가비율이 낮아 월세 등 실제 주거비 지출이 많고, 배달음식 등 외식을 자주 이용해 이같은 지출 특성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식료품 부문 지출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인 가구는 2인 이상 가구보다 빵 및 떡류,
즉석·동결식품, 주스 및 기타 음료 등의 지출 비중이 높았다.
육류, 수산물 등의 지출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조리가 간편한 즉석식품을 선호하는 1인가구 특성이 식료품 구매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자녀 유무에 따라 편차가 생기는 교육비에서 1인 가구와 2인 이상 가구의 소비 격차가 컸다.
1인가구는 2만7000원 지출에 그친 한편 2인 이상 가구는 28만6000원으로 10배 이상 차이가 났다.
남성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액(165만원)은 여성(146.6만원)보다 18만4000원 많았다.
남성은 음식·숙박, 교통 지출이 많은 반면, 여성은 식료품·비주류음료, 보건 지출이 많았다.
연령이 높을수록 식료품·비주류음료와 보건 지출이 증가하고, 연령이 낮을수록음식·숙박, 오락·문화, 의류·신발, 교육 지출은 증가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한편 고령화 속 1인 가구 수는 1000만 가구 돌파를 눈앞에 뒀다.
행정안전부의 2023 행정안전통계연보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1인가구는 972만명으로 전체 주민등록가구 2370만명 중 41%를 차지했다.
1인가구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이대로라면 올해나 내년 1000만가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혼자 사는 노인의 증가세가 특히 두드러진다.
1인가구를 나이별로 보면 70대 이상이 19% 이상으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60대 18%로,
둘을 합치면 60대 이상이 3분의 1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53.8%)은 50대 이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