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銀 연봉킹은 행장이 아닌 희망퇴직자 최대 11억 받기도
4대銀 연봉킹은 행장이 아닌 희망퇴직자 최대 11억 받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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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금융사 사업보고서가 공시됨에 따라 최고 수장인 금융지주 회장과 행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자(CEO) 연봉 윤곽이 드러났다.
금융사 수장들이 올해 상반기에만 많게는 10억원 이상의 연봉을 챙긴 가운데 이들에게는 ‘추가 보너스’도 남아 있다.
장기 성과를 바탕으로 추후 주식으로 지급되는 ‘장기 성과급’이다.
상반기에 실수령한 금액보다 앞으로 받을 예정인 장기 성과급이 더 많은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당국은 ‘성과 보수 이연은 더욱 많게, 이연 기간은 더욱 길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사 경영진이 ‘단기 업적주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미래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
15일 매일경제가 각 사에서 공시한 올해 상반기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향후 수령 예정인 장기 성과급을
감안한 금융지주 회장 최고 연봉자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다.
윤 회장은 올 상반기 급여 4억5000만원과 상여금 1억9600만원을 포함해 총 6억4500만원을 수령했다.
지급받은 금액 기준으로는 양종희 KB금융 부회장(9억6900만원)은 물론 KB국민은행 퇴직자(최고 9억1200만원)보다 적다.
하지만 윤 회장은 추후 주식으로 지급받을 성과급이 남아 있다.
장단기 성과급 이연분으로 받을 KB금융 주식 총 2만728주가 있다.
이에 더해 이번 회장 임기인 2020년 11월~2023년 11월 3년간 장기 성과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최대 2만2712주를 받게 된다.
윤 회장이 앞으로 받게 될 성과급 주식은 총 4만3440주로, 지난 14일 KB금융 종가 기준 22억4150만원 규모다.
상반기 금융지주 회장 중 최고액 수령자인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경영 성과에 따라 추가로 성과급 주식을 받는다.
회장으로 재직하는 2024년 12월까지 성과평가에 따라 하나금융 주식을 최대 1만143주 받게 돼 있다. 14일 종가 기준 3억8800만원 규모다.
은행장 중에서는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각각 최대 7억5400만원, 4억9900만원에 상당하는 성과급 주식이 걸려 있다.
이들이 올 상반기에 수령한 연봉과 맞먹는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가를 좌우하는 것이 원론적으로는 실적인 만큼 CEO로 재직 중인 기간에 실적 향상에 힘쓰도록 만드는 인센티브 구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그럼에도 혹여나 있을 단기 업적주의를 방지하기 위해 장기 성과급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성과급 최소 이연 비율을 50%로 올리고 이연 기간도 현행 3년에서 5년까지 늘리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회사 손실 발생, 감독당국 제재 등 사안이 발생하면 이연된 성과급을 덜 주도록 조정해 단기 성과 추구를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국내 4대 은행 ‘연봉킹’은 모두 행장이 아닌 퇴직자들이 차지했다.
은행권에서 대대적으로 실시한 희망퇴직 덕분이다.
4대 은행 희망퇴직금 최고 지급액이 모두 8억원을 넘긴 가운데 하나은행에서는 최대 11억원을 지급한 경우도 있었다.
보험업계에서는 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이 55억5000만원을 수령해 올 상반기 최고 연봉자에 올랐다.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며 특별공로금만 48억원을 받았다. 현직 보험 CEO로는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이 17억3100만원으로 1위다.
여신금융업계 연봉 1위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다.
올 상반기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에서 각각 12억3100만원, 12억원을 수령해 총 24억3000만여 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