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연체율 1분기만 0.35%p 뛰어 8년내 최고
자영업자 연체율 1분기만 0.35%p 뛰어 8년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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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경 박대한 민선희 오지은 기자 = 최근 수년간 코로나19 충격과 경기 부진의 고통을 금융기관 대출로 버텨온 자영업자들 가운데 더 이상 원리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연체율이 이미 1%로, 코로나 사태 직전 수준을 넘어서 무려 8년 만에 최고에 이르렀고 중·저소득층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2%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은행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저축은행 등 ‘2금융권'(비은행 금융기관)에서 대거 돈을 끌어 쓴 결과, 자영업자 연체율 역시 2금융권을 중심으로 뛰고 있다.
더구나 이런 ‘자영업자 대출 대규모 부실’ 사태가 대출 만기 연장·상환 유예 등의 금융 지원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된 만큼, 앞으로 상황이 더욱 나빠질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1분기 연체율 상승폭, 작년 4분기의 2배…연체액도 54% 급증
26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기말 기준)
현재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천33조7천억원으로 다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작년 3분기(1천14조2천억원)와 4분기(1천19조9천억원)에 이어 세 분기 연속 1천조원을 넘어섰고, 불과 3개월 사이 13조9천억원이나 더 불었다.
올해 들어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 상승 속도도 작년보다 눈에 띄게 빨라졌다.
1분기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은 1.00%로 집계됐는데, 작년 4분기(0.65%)보다 0.35%포인트(p) 높다.
연체율 상승 폭도 지난해 4분기(0.12%p)나 3분기(0.06%p)와 비교해 크게 뛰었다.
1.00%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4분기(0.76%)를 웃돌 뿐 아니라, 2015년 1분기(1.13%)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자영업자 연체율이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액도 1분기 6조3천억원으로, 작년 4분기(4조1천억원)보다 53.7%나 늘었다. 증가율이 4분기(24.2%)의 두 배 이상이다.
이 자영업자 대출 현황은 한은이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약 100만 대출자 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사업자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더해 분석한 결과다.
자영업자 대출 규모(1분기 말 1천33조7천억원)와 변동금리 비중(추정치 66.8%)을 바탕으로 계산하면, 금리가 앞으로 0.25%p 높아질 때마다
전체 자영업자 이자는 1조8천억원, 자영업 대출자 1인당 이자는 연평균 58만원 늘어날 것으로 짐작된다. 반대로 0.25%p 낮아지면 같은 액수만큼 자영업자 이자 부담이 줄어든다.
저소득 자영업자 1분기 대출 3.1조 더 늘어 ‘역대 최대’
자영업 대출자 연체율을 소득별로 나눠보면, 저소득층(소득 하위 30%)은 작년 4분기 1.2%에서 올해 1분기 1.6%로 0.4p 올랐다.
이 계층의 연체율 1.6%는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3분기(1.7%) 이후 3년 반 만에 최고 기록이다.
중소득(소득 30∼70%) 자영업자의 연체율(1.8%)도 3개월 새 0.5%p 더 높아졌다. 코로나 사태 초기였던 2020년 1분기(1.9%)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다.
고소득(소득 상위 30%) 자영업자의 연체율(0.9%)도 2019년 3분기(0.9%) 이후 3년 6개월 내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이처럼 연체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지만, 모든 소득 계층에서 자영업자의 대출은 줄지 않고 계속 더 늘고 있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2022년 4분기 119조9천억원에서 올해 1분기 123조원으로 3조1천억원 불었다.
같은 기간 고소득 자영업자(713조9천억원→723조6천억원)와 중소득 자영업자(186조원→187조2천억원) 대출도 각 9조7천억원, 1조2천억원 더 늘었다.
저소득·고소득 자영업자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대출 잔액은 각 역대 최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