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인데도 못버텨 17만곳 줄폐업 무너지는 자영업
강남인데도 못버텨 17만곳 줄폐업 무너지는 자영업
강남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A씨는 최근 한 온라인 대출중개 플랫폼에 2000만원을 급하게 구한다는 글을 올렸다.
얼마나 다급했는지 법정 이자(최고 연 20%) 외에 추가 이자도 지급한다는 조건도 붙였다.
그는 “월 5부(5%)에 빌려주실 사장님(사채업자)을 찾는다”고 했다.
26일 사금융 시장에 따르면 자금 사정이 녹록지 않은 자영업자들이 대부업체 대출을 중개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급전을 조달하고 있다.
신용점수가 낮고 담보가 부족한 자영업 특성상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급전을 끌어 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A씨처럼 법정 금리를 초과하는 고금리 대출을 자처하는 사례가 적지 않게 확인되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은 사금융 시장뿐만 아니라 각종 경제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우선 자영업자 실업급여 지급이 크게 늘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자영업자
실업급여 지급액은 76억75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9억3900만원보다 10.6% 급증했다.
자영업자는 1인 사업자 또는 50인 미만 사업자일 경우 누구나 고용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현행 고용보험법상 고용보험 가입 후 매출액 감소나 6개월 연속 적자 등 비자발적 사유로
폐업한 사업주는 기초일액(평균임금)의 60%를 120~210일 동안 지급받을 수 있다.
전규열 서경대 경영학부 겸임 교수는 “고금리 장기화에 장사는 없다”며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특히 고금리와 경기 부진이 함께 찾아오면서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폐업도 많아졌다. 핀테크 기업 핀다의 빅데이터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업체 81만8867개 중 폐업한 업체는 17만6258개로 폐업률이 21.52%에 달했다.
5곳 중 1곳 이상 문을 닫은 것으로, 지난해 폐업한 외식업체 수는 코로나19가 가장 극심했던 2020년(9만6530개) 대비 82.6% 급증했다.
폐업률도 재작년 16.95%보다 4.57%포인트 높진 것으로 파악됐다.
자영업자들의 연체도 심각한 수준이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 차주는 올 3월말 기준 124만명으로 팬데믹 충격이 있었던 2022년 3월말 54만명과 비교해 2배 넘게 늘었다.
이는 통계로 확인할 수 있는 최근 2년간 가장 많은 수준이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 차주는 지난해 9월말 103만명으로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선 바 있다.
이들 연체 차주가 보유한 대출은 올 3월말 25조1000억원으로 2년 전 같은 기간의 8조8000억원 대비 3배 가까이 뛰었다.
전 교수는 “자영업자에 대한 정부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