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억 번 넷플릭스 세금 제대로 내라 칼 빼들었다는데
8000억 번 넷플릭스 세금 제대로 내라 칼 빼들었다는데
국내 진출한 다국적 ‘빅테크’ 기업들의 세금회피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세무당국이 칼을 뽑아들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이 서울 공평동 소재 넷플릭스코리아 본사에 직원들을 파견해 세무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넷플릭스는 한국 내 매출원가를 부풀려 법인세를 적게 납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는 감사보고서에서 지난 해 매출 8233억원, 영업이익 12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올린 매출 중 상당액을 미국 본사로 보내는 방식으로 이익을 축소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구독 멤버십 구매 대가로 미국 본사로 보낸 돈이 6644억원으로 작년 전체 매출의 81%에 달했다.
그 결과 넷플릭스가 지난해 한국에 납부한 법인세는 13억원에 불과했는데, 이는 매출 대비 0.16% 수준이다.
네이버가 지난해 납부한 법인세 4963억원이 매출의 5.1%에 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정교화 넷플릭스 정책 법무 총괄 전무는 “넷플릭스코리아는 (본사의) 구독 멤버십을 (한국에서) 재판매하는 회사여서 이익이 적을 수밖에 없다”며
“(법인세는) 관련 세법과 국제조세원칙에 입각해서 납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국세청이 이같은 회계방식이 사실상 세금을 회피하는 것으로 간주해 추징금을 부과했는데도 넷플릭스가 이를 고수하고 있다는 점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2021년 국세청으로부터 조세회피 혐의로 800억원의 세금을 추징 당했다.
이에 불복해 이중 780억원을 되돌려 달라며 지난 해 조세불복 행정소송에 나섰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다국적기업의 탈세 논란은 넷플릭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구글코리아는 지난해 3654억원 매출에 법인세는 155억원을 납부했다. 3.1%에 불과하다.
구글코리아는 한국에서 발생한 앱마켓 수익을 싱가포르에 있는 구글아시아퍼시픽으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실적을 줄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조 단위 매출을 올리면서도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지난 해 2조49억원 매출을 올린 나이키코리아는 법인세를 불과 86억원 납부했고, 한국맥도널드는 매출이 1조1181억원인데 법인세는 0원이었다.
현행 법인세법에서는 외국계 기업의 경우 본사 소재 국가와 조세 조약에 따라 한국에서 낸 순이익에 대해서만 법인세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들이 매출원가를 부풀리거나, 로열티 납부 명목 등으로 본사로 이익을 넘기는 방식을 활용하는 이유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국내에서 연간 5조원 넘는 이익을 거둔 외국 법인의 44%가 법인세를 전혀 내지 않았다.
강민수 국세청장은 지난 주 국회 국정감사에서 다국적 기업 조세회피 문제와 관련해 “분명히 다 보고 있고 점검도 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세무조사 가능성을 내비쳤다.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사실상 탈세 행위가 만연하자 세계 각국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