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만 農心 새 리더 농가 20조 지원 약속
206만 農心 새 리더 농가 20조 지원 약속
25일 치러진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강호동 율곡농협 조합장은 앞으로 4년간
전국 206만명의 조합원을 대표해 자산 145조원과 계열사 32개를 책임지게 된다.
강 당선인의 농협중앙회장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20년 제24회 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했지만, 당시 득표 순위는 3위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2위인 조덕현 동천안농협 조합장과 300표 넘는 격차를 벌리며 압도적 승리를 거머쥐었다.
강 당선인을 둘러싼 조합원들의 최대 관심사는 그가 농가 경영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는지다.
최근 농가에선 고물가·고금리로 농가 경영비 부담이 막중하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실제로 농가 소득은 줄고 대출은 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평균 농가 소득은 2021년 4780만원에서 지난해 4830만원(추정치)으로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농협 조합원의 농·축협 대출금은 총 78조3000억여 원으로, 5년 만에 18% 넘게 증가했다.
농가 상황이 열악해지자 강 당선인은 지역 농·축협을 위한 무이자자금 20조원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통해 최소 200억~500억원을 지원해 농·축협의 경영 부담을 덜어 주겠다는 것이다.
또 중앙회에서 각종 자금을 지원해 지역 농·축협의 부담을 완전히 없애기로 했다. 중앙회 계열사에 대한 조합의 지분과 경영 참여를 늘리겠다고도 약속했다.
상호금융 육성도 강 당선인 앞에 놓인 과제다.
그는 앞서 상호금융을 독립시켜 제1금융권 수준으로 키워 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를 위해 규제를 풀어 각종 상품을 개발하고 인력 전문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농업의 벼농사 비중이 큰 만큼 쌀값 안정에 대한 요구도 강하다.
쌀 소비량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 특단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쌀값 폭락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벼농가의 우려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7㎏으로 2014년(65.1㎏)과 비교하면 8년 만에 12.9% 감소했다.
쌀 소비가 쪼그라들면서 공급 과잉이 발생해 가격은 떨어지는 추세다.
실제로 2021년 쌀이 과잉 생산돼 2022년 9월에는 수확기를 앞두고 산지 쌀 가격이 가마(80㎏)당 16만원대로 하락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을 매듭짓는 것도 강 당선인이 해야 할 일이다.
후보 간, 지역 간 반목이 해소돼야 정책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협 조직 내부의 기강을 다잡을 필요성도 제기된다. 앞서 농협은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횡령 사고 등이 계속 발생하자 지난해
‘범농협 사고 근절 종합대책’을 통해 사고·갑질·성희롱 근절 캠페인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2007년 이후 17년 만에 직선제로 치러졌다.
1990년 민선이 도입되면서 직선제로 치러지다 2009년 농협법이 개정되면서 선출 방식이 대의원 간선제로 바뀌었다.
농협중앙회장 비리를 차단하겠다는 것이 당시 법 개정 목적이었다.
그러나 선거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았고, 결국 2021년 농협법이 재차 개정돼 직선제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