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서 하이볼 찾는 막내 소맥민국의 권력이동
회식서 하이볼 찾는 막내 소맥민국의 권력이동
4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이번달 추석 명절 때 고향에 들고갈 선물로 위스키와 프리미엄 전통주 세트를 샀다.
김 씨는 “코로나19 사태 종식 이후 처음 맞는 추석 명절이라 친척들이 다 모이기로 했다”며
“대학생 조카부터 집안 어르신들이 다함께 모이기 때문에 세대별 취향을 생각해 술을 골랐다”고 전했다.
20대 직장인 심 모씨의 경우 매달 4만원 가량 내면 전통주 3병씩 선별해 배달받는 정기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심씨는 “전통주가 유행이기도 하고, 손쉽게 새로운 전통주를 계속 접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며
“양주같은 다른 주종도 온라인 구입이 가능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인 10조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주류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다변화’다.
맥주와 소주에서 벗어나 위스키, 하이볼, 전통주 등으로 주류 소비가 개인들의 취향에 따라 세분화되고 있다.
젊은층 위주로 독특한 맛을 찾으려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며 개성있는 주류가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8일 국세청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시장은
브랜디를 제외하고 맥주, 소주, 탁주, 위스키 등 전 주종에서 일제히 성장세를 나타냈다.
전체 주류시장 41.6%를 차지해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맥주는 지난해 국내 출고가액이
4조1486억원으로 전년(3조6261억원)보다 14.4% 늘며 전체 성장을 주도했다.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며 점차 소비가 살아나자 주요 업체들이 일제히 신제품을 내놓으며 ‘파이’를 키웠다.
주류업계는 새롭게 부각된 소비 트렌드를 겨냥해 발빠르게 맞춤형 마케팅에 나섰다.
오비맥주는 7년 만에 카스 브랜드 신제품인 밀맥주를 내놨고
프리미엄 발포주 ‘오엠지(OMG)’ 등도 잇따라 출시하며 제품군을 강화했다.
농심은 수제맥주 스타트업 더쎄를라잇브루잉과 손잡고 대표 제품인 새우깡을 모티브로 한 ‘깡맥주’를 선보였다.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는 지난해에만 수제맥주 52종을 내놓으며 틈새 시장 공략에 나섰다.
맥주 다음으로 시장이 큰 희석식 소주도 1년 새 출고가액이 12.4% 늘어
4조원(3조9842억원)에 육박했고, 리큐르(19.3%), 청주(10.9%), 약주(7.3%) 등도 고르게 성장했다.
최근 주류시장에서 최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프리미엄 소주, 위스키, 전통주다.
이들 3대 주종 출고가액은 코로나19 국면인 2021년만 해도 1675억원으로 미미한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만 2배가 급증하며 3233억원까지 급격히 몸집이 커졌다.
하이트진로의 ‘일품진로’ 등 프리미엄 소주가 주력인 증류식 소주 규모는 646억원에서 1412억원으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2030세대 소비가 왕성한 위스키는 58억원에서 192억원으로 3배 이상 껑충 뛰었다.
주류 무형문화재나 식품 명인 등이 만든 법정 전통주 시장은 941억원에서 1629억원으로 73.1% 커졌다.
프리미엄 소주는 지난해 2월 출시돼 이른바 ‘박재범 소주’로 품귀 현상을 빚은 원소주를 필두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7월 창사 99주년을 맞아 알코올 도수가 43도에 달하는 고도주 ‘일품진로 오크43’을 출시했다.
2020년 전통주 업체와 손을 잡고 증류주 ‘혼’을 출시한 골든블루는 최근 증류주 유행을 맞아 해당 제품으로 추석 선물세트를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