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낸 국민연금 64만원 공짜 기초연금도 64만원
평생 낸 국민연금 64만원 공짜 기초연금도 64만원
“행복한 노후를 위해 더욱 세심한 정책을 펼치겠습니다. 노후 소득을 지원하는
기초연금을 제 임기 내 40만원까지 인상하는게 목표입니다.”(5월 3일 어버이날 윤석열 대통령 기념식 축사)
“1000만 어르신 시대를 맞아, 어르신의 삶도 더욱 꼼꼼하게 챙기겠습니다.
임기 내에 기초연금 지급 수준을 40만원으로 인상하겠습니다.”(5월 9일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일주일 새 두 번이나 ‘기초연금을 40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뜻을 천명하면서 각계각층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올해 33만원 수준인 기초연금액은 매년 물가상승률이 반영돼 수년 내에 40만원을 넘어서게 되는데 이 기간이 인위적으로 단축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이라는 지적입니다. 노인 700만명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데 필요한 예산은 4조8000억원 추가돼 총 30조원에 육박하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같은 금액을 지급하는 현재의 기초연금 제도는 노후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2022년 보고서를 통해 “(한국 정부는) 보다 선별적으로
지원해야 납세자 부담 가중 없이 저소득 고령층에게 더 많은 기초연금액을 줄 수 있다”고 권고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 최근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가 진행한 국민연금 개혁 숙의토론에서 김수완 강남대 교수는
“학력·소득·자산 수준이 높아지면서 노인 70% 선정 기준이 15년 전 68만원에서 지금은 그 3배가량인 213만원이 됐다”며
“빈곤한 노인에게 더 줄 수 있는 기초연금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초연금은 돈을 낸 것에 비례해 받는 국민연금 등 일반적인 연금체계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기초연금은 국민 세금인 국비와 지방비로 지급됩니다.
올해 기초연금 지급액은 물가 인상분을 반영해 1인당 최대 33만4810원(부부 53만5680원) 주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밝힌대로 기초연금 40만원이 현실화하면, 대상이 되는 부부는 감액(20%)을 적용받더라도 64만원을 수령합니다.
이는 평생 보험료를 내고 손에 쥐는 국민연금 평균액(64만원)과도 같아, 박탈감이 생기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더욱이 국민연금을 타는 사람의 절반 정도가 매월 받는 수급액이 40만원 정도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국민연금 수령액에 따라 기초연금을 깎는 ‘기초연금-국민연금 연계감액’ 독소 조항이 존재합니다.
연계감액으로 국민연금 수령액이 기초연금의 150%(2023년 말 기준 약 49만원)를 초과하면 기초연금이 최대 50% 줄어듭니다.
연금이 삭감되는 수급자는 40만명 안팎으로 기초연금 수급 전체 노인의 약 6% 수준입니다.
이들의 평균 기초연금 감액 규모는 월 7만원 정도인데, 한 푼이라도 아쉬운 노후에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