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문제 생기니 외면 사업 취소 당첨자 분통
정부 문제 생기니 외면 사업 취소 당첨자 분통
최근 수도권 일대 사전청약 사업의 잇단 취소로 당첨자들의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업계에선 수년 동안 본청약과 입주를 기다리는 사이 청약 자격을 잃은 경우까지 있어
청약통장 복구만이 아니라 당첨 유지 등의 추가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전청약은 본청약에 앞서 1~2년 먼저 청약을 시행하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 시절 주택 조기 공급을 통해 시장을 진정시킬 목적으로 도입됐지만
지구단위계획 승인 단계에서 사전청약을 받다보니 이후 본청약이 지연되는 일이 빚어졌다.
더욱이 지연 기간 동안 공사비 상승, 부동산 경기 침체 등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아 사업이
유명무실해진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결국 정부는 지난 5월 사전청약 제도를 폐지했다.
1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사전청약자 등에 따르면 파주 운정3지구 주상복합 3·4블록 시행사
DS네트웍스는 지난달 28일 사전청약자들에게 사업 취소를 알리기 시작했다.
운정3지구 주상복합 3·4블록은 2022년 6월 사전청약을 받은 곳으로 3·4블록 944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건립될 예정이었다.
GTX 운정역 인근이고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이어서 사전청약 당시 각각 청약경쟁률이 45 대 1, 19 대 1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중동,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경제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후끈 달아올랐던 분양시장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았다.
DS네트웍스는 지난해 말까지 시공사를 구하지 못하고 급기야 LH에 토지대금을 납부하지 못해 토지해약 요구가 수용되면서 사업이 전면 취소됐다.
사전청약자들은 인터넷에 단체방을 만들고 피해를 호소하며 LH의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 LH 파주지역본부 앞에서 집단시위에 나설 예정이다.
파주운정3지구 3·4블록 주상복합 당첨자 대책위원회에는 사전청약 취소를 통보받은 피해자 개개인의 탄원서와 피해 사례가 다수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책위에서 활동하는 한 당첨자는 “혼인 기간이 지나거나 소득이 높아져서 청약 자격을 상실한 경우가 있다”며
“지역 거주기간을 채우고 타지로 이사를 갔거나, 노부모 부양으로 당첨됐지만 그 사이 부모님이 별세한 당첨자도 있다”고 전했다.
파주운정 당첨자들은 지난 9일 국회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탄원서에는 “아직 본청약에 도달하지 못한 민간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약 3만명이나 된다”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추가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인데 아직까지도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또 “사업을 종료한 LG폰도 문제가 있으면 사후서비스를 해주는데, 왜 국민의 재산권을 지켜줘야 하는
대한민국 정부는 정부가 만들어낸 제도에서 발생한 국민의 피해를 외면하고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고 있는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LH에서 직접 사업 시행을 하거나 향후 해당 사업지에 공개입찰로 사업자 공모를 진행하게 되는 경우
매각조건에 기존 사전청약 당첨자들을 승계하는 조건부 매각을 하도록 요청한다”며 “금액적인 보상이 아니라 원래의 당첨 지위만 보장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