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일본에 돈 몰릴때 한국서는 빠져나와 중국 수혜 놓쳤다

일본에 돈 몰릴때 한국서는 빠져나와 중국 수혜 놓쳤다

꿀같은 혜택은 다 빼고 연회비 수십 ‘프리미엄’ 내미는 카드사

미·중간 통상분쟁이 시작된 이후 외국인 인수·합병(M&A) 자금이 중국에서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또 생산설비에 투자하는 자금(그린필드 투자)의 유출 속도는 더 빠른 것으로 분석됐다.

4일 매일경제와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가 들어서며 미중 갈등이

촉발됐던 2017년을 기점으로 중국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을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2011~2016년에 비해 2017~2022년에 중국에선 무려 1697억달러(223조원)에 달하는 그린필드 투자 감소가 나타났다.

그린필드 투자는 외국인이 공장 등 생산설비를 새로 짓거나 확장하는 것으로 현지에서 투자·고용 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이 기간에 한국에 대한 투자 ‘패싱’ 현상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중국을 떠난 외국인 설비투자 자금은 베트남(246억달러),

일본(166억달러), 싱가포르(92억달러)에 몰렸다. 특히 일본은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선 결과 실제로

그린필드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657억달러의 그린필드 투자금을 유치했다.

이는 직전 같은 기간에 비해 규모가 166억5000만달러 증가한 것이다. 반도체 기업 가운데 대만 TSMC, 미국 마이크론 등이 각각

수조원을 투입해 일본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TSMC는 일본 구마모토현과 이바라키현에 투자한 자금의 3분의 1을 일본 정부에서 지원받았다.

반면 한국은 그린필드 투자 부문에서 거꾸로 161억달러가 줄었다. ‘탈(脫)중국’ 현상에 따른 반사이익을 고스란히 다른 나라에 내줬다는 뜻이다.

국내 기업들이 경기위축을 감안해 투자를 주저하는 상황에서 외국인들에게도 한국이 투자처로서 매력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의 외국인 투자 통계를 분석해보니 지난해

한국에서 순유출된 기업들의 투자자금은 622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투자자금 순유출액은 내국인 해외직접투자(ODI)에서 외국인 국내직접투자(FDI)를 뺀 값이다.

이 금액이 클수록 국내로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금보다 해외로 빠져나간 국내 기업의 투자액이 많다는 뜻이 된다.

앞으로 투자 환경도 밝지 않다. 한국은행은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이 -3.1%로 작년(-2.0%)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획재정부도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을 -1.2%로 예상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총투자(총고정자본형성) 증가율은 -0.8%로 1998년 외환위기(-20.5%) 이후 네번째로 낮을 것으로 예측된다.

기재부는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해외에 진출했다가 국내로 돌아오는 ‘리쇼어링’ 기업에 대한 소득·법인세 감면 기간을 7년에서 10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탈중국 자금을 잡으려면 추가 투자유치 지원과 함께 반도체 후공정 분야로 세액공제 혜택을 확대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는다.

종전까지 국내 반도체 기업은 중국 공장에서 주로 후공정(패키징)을 한 뒤 해외로 수출했다.

하지만 미중 갈등으로 중국에서 제작한 반도체를 미국에 수출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한국 공장에서 후공정 작업을 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관련 업계 관계자들이 전했다.

국내에서 미국으로 반도체를 직접 수출할 경우 인건비 등 비용은 더 들지만 미국 측의 제재는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