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DNA 심어 라이프스타일 센터로 변신
유통 DNA 심어 라이프스타일 센터로 변신
외국인 배우자 있으면 안된대 인터넷은행 주담대 못받는다
“직원들이 몰에서 영업하는 게 아니라 보안관이 아파트를 지키는 느낌이었어요.”
김대수 HDC아이파크몰 사장이 지난해 7월 대표로 취임할 당시 아이파크몰 용산점에 대해 받은 첫인상이다.
다른 쇼핑몰과 차별화한 구경거리가 없고, 직원들도 다소 퉁명스러운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김 사장은 취임 이후 1년간 아이파크몰만의 독자적인 브랜드 매장과 콘텐츠를 만들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김 사장에게 지난 1년은 아이파크몰에 HDC그룹이 가진 건설업 이미지를 걷어내고 통통 튀는 유통업 DNA를 심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30여년간 롯데백화점에서 근무한 유통 전문가인 김 사장의 눈에 아이파크몰은 채워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았다.
김 사장의 첫 번째 고민은 ‘용산역 유동인구를 어떻게 아이파크몰로 유입시킬까’였다.
김 사장이 꼽은 아이파크몰 용산점의 가장 큰 강점은 몰이 용산역사 안에 있다는 입지 조건이었다.
그는 “용산역을 오가는 유동인구를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차를 타고 용산역을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우리 쇼핑몰이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이 지점에서 찾은 해결책은 ‘식음료(F&B)’였다.
출퇴근 또는 여행을 위해 용산역에서 기차를 타는 사람들이 아이파크몰에서 지갑을 열 가능성이 가장 높은 매장은 F&B 매장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런 사람들이 가전제품이나 가구를 사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식당가를 들러 밥을 먹는 일은 흔하다”고 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F&B 매장을 늘린 건 아니다.
여행객들에게는 지역 특산물이 될 수 있는 메뉴를 제공해야 했다.
김 사장은 용산점 입점 매장 중 하나인 ‘올드페리도넛’을 언급하며 “호남사람이 우리 매장에서 도넛을 사가면 이 도넛은 ‘용산 특산물’이 된다”고 표현했다.
호남지역에는 올드페리도넛 매장이 없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얘기다.
기차 탑승객 외에 신경 쓴 타깃은 용산 직장인이다. 용산점 인근에는 아모레퍼시픽, LG유플러스, 하이브, 대원미디어, CJ CGV 등 기업이 즐비하다.
직원들이 쇼핑몰을 방문하는 빈도가 높은 만큼 질리지 않게 다양한 구색을 갖추는 게 중요했다.
그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판매하는 카페가 많은 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에스프레소를 잘하는 가게,
밀크티를 잘하는 가게 등 다양한 메뉴를 판매하는 가게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통 전문가인 김 사장 눈엔 쇼핑몰 내 곳곳이 ‘채워야 할 공간’으로 보였다.
대표적인 곳이 4층의 야외 공간 ‘더 가든’과 ‘더 테라스’다. 두 공간은 2018년 쇼핑몰 증축 당시 새로 생긴 공간이다.
김 사장은 “야외 공간을 활용할 방법은 무궁무진해 보였다”며 “야외 공간을 잘 만들어놨는데 활용을 못 하고 있어 안타까웠다”고 회상했다.
김 사장 취임 이후 야외공간에선 캠핑, 영화 상영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백화점 근무 경력이 오래된 김 사장 눈에 아이파크몰 고객 서비스 수준은 다소 미흡했다.
그는 “고객들에게 ‘우리 쇼핑몰에 오면 다양한 혜택을 주겠다’고 해놓고서 막상 우리가 제공한 서비스는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고 냉정하게 진단했다.
김 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축소 운영했던 엘리베이터를 100% 가동하기 시작했다.
일부 폐쇄했던 출입문도 모두 개방했다. 점심시간 이후에 열었던 VIP 라운지의 영업시간도 정상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