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망한다더니 집값 오르자 맘 바꾼 수요자들
사면 망한다더니 집값 오르자 맘 바꾼 수요자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한 아파트 가격 상승 기류가 서울 내 다른 자치구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부동산 침체기에 시장을 관망하던 실수요자들이 부동산 시장이 반등할 기미를 보이자 ‘내 집 마련’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종합부동산세 등 정부의 부동산 세제 완화 기조와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등으로 올 하반기에도 아파트 매수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지난 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96.4)보다 1.6포인트 오른 98으로
이는 2021년 11월 마지막 주(98) 이후 약 2년 반 만에 최고치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100 이하로 떨어질수록 그 반대를 의미한다.
권역별 매매수급지수를 보면 마포·서대문·은평구 등이 위치한 서북권은 전주 대비 2.8포인트 오른 100.8을 기록
2021년 10월 넷째 주(100.9) 이후 약 2년 7개월 만에 기준선을 넘겼다.
서북권 아파트 매매가격도 강세를 보인다. 이번 주 서북권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 폭은 0.22%로 서울 지역 5개 권역 중 가장 컸다.
특히 마포구의 올해 아파트 매매가 누적 변동률은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1.03%를 보였다.
서북권 외에 용산·종로·중구가 있는 도심권(96.2→98.6), 노원·도봉·강북구 등이 있는 동북권(97.3→98.5)
영등포·양천·동작·강서구 등이 있는 서남권(94.3→95.5),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가 있는 동남권(97.1→98.9)
등 전 권역의 매매수급지수가 상승하면서 기준선에 근접해 가고 있다.
아파트 거래도 늘고 있다. 서울 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지난 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372건을 기록했다.
5월 거래량도 지난 17일 기준 4608건에 달한다.
아직 신고 기한이 열흘가량 남았지만 이미 4월 거래량을 뛰어넘었는데, 이는 2021년 7월(4796건)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일각에선 5000건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거래가 늘면서 적체됐던 매물도 감소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지난 6일 8만5344건(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 자료)에서 20일 현재 8만3662건으로 1682건 감소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서울 아파트 시장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기준금리 인하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부동산으로 시중 자금이 흘러 들어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하 전임에도 시중 금리가 3% 수준으로 떨어지자 벌써부터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고 있다.
시중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월 말 기준 546조3060억원으로 올해 들어 16조4138억원 급증했다.
월간 증가 폭은 4월 4조3433억원에 이어 5월 5조3157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달 들어서도 2주간 2조원 넘게 증가했다.
은행 업계에서는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주담대 평균 금리가 부동산 상승기 수준인 2%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 매매시장을 떠났던 이들이 돌아올 만한 시장 환경이 마련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