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대출 문 닫는다 서민 금융사각지대 우려
보험사 대출 문 닫는다 서민 금융사각지대 우려
매년 2조 원 징탈 은행권이 정치권에 떠안는 숨은 세금
서민들에게 마지막 대출 수단으로 여겨지는 보험계약대출과 카드론을 앞으로 이용하기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는 보험사와 카드사들이 대출 규모 관리에 나선 데 따른 변화다.
특히, 보험사들은 오는 7월 시행을 앞둔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보험계약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있다.
새 규제 도입 이후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이 보험계약대출로 몰릴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보험사들은 최근 홈플러스 사태로 부실채권 비율이 상승한 상황을 맞아 당분간 대출 관리 강화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다음 달 24일부터 일부 보험상품의 계약대출 한도를 조정할 계획이다.
무배당 삼성슈퍼보험 등 총 6개 상품의 대출 한도를 기존 해약환급금의 50%에서 30%로 축소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해약환급금이 1억 원인 고객은 대출 한도가 2000만 원 줄어들게 된다.
삼성화재 측은 해당 보험상품들이 설계상 해약환급금이 감소하는 구조라며, 대출금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면 보험금이나 해약환급금 지급이 어려워질 수 있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만 이러한 한도 축소 조치를 취한 것은 아니다.
이미 지난 3월 NH농협생명은 종신형 연금상품의 담보 인정 비율을 95%에서 50%로 낮췄다.
또한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롯데손해보험 등 주요 보험사들도 약관대출 한도 축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업계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약관대출 한도를 60%에서 40%로 줄인 사례를 언급하며 올해 추가 조정 가능성 역시 논의 중임을 밝혔다.
이러한 보험사의 대출 축소는 3단계 스트레스 DSR 도입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해당 제도가 시행되면 직장인들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수천만 원 축소될 전망이다.
반면, 보험계약대출은 계약자가 해약환급금을 사전에 당겨 받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DSR 규제를 받지 않는다.
게다가 연체 이자도 없어 차주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러한 이유로 주택 구매자들이 잔금 마련을 위해 보험계약대출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이른바 풍선효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대출 축소 움직임은 카드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달부터 카드론 승인 시 내부 신용평가 기준을 강화해 대출 총액 관리를 시작했다.
또한 KB국민카드는 작년 4분기부터 다중채무자 유입에 대응하기 위해 심사 전략을 세밀히 조정하는 등 건전성 관리 강화에 나선 상태다.
금융감독원 또한 현대카드에 카드론 이용 한도 관리 강화를 주문하며 카드사들에게 엄격한 대출 관리 기조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