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깊어지는 조합들 정비사 공사비 1300만원 뚫었다
고민 깊어지는 조합들 정비사 공사비 1300만원 뚫었다
실탄 쏘더니 결국 막았다 미국 증시 급락에도 원화값 반등 왜?
원자잿값 급등으로 정비사업 공사비가 치솟으면서 조합과 시공사간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 지는 모습이다.
해당 단지 역시 시공사인 대우건설·동부건설 컨소시엄은 공사비를 3.3㎡당 472만원에서 595만원으로 인상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조합 내 갈등이 커졌다.
지난해 12월 임시총회에서 공사비 인상 등의 내용이 포함된 관리처분계획안 수립 안건이 상정됐지만, 부결됐다.
이후 부정투표 의혹과 조합장 횡령 의혹이 제기되면서 법적 다툼으로 이어졌다.
시공사 계약을 해지하거나 조합 집행부가 해임되는 등 사업이 멈춰 선 현장도 늘어나고 있다.
23일 도심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 13일 임시총회를 열고
시공자인 GS건설·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과의 공사가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앞서 조합은 2019년 시공단과 가계약을 체결한 후 2022년 7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하지만 계약 이후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사업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시공단은 지난해 공사비를 3.3㎡당 445만원에서 672만원으로 약 51% 인상하고 공사기간을 46개월에서 53개월로 연장해달라고 조합에 요청했다.
이후 양측은 공사비 협의를 이어갔지만 끝내 공사비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공사비 갈등으로 집행부 해임을 결의한 조합도 있다.
노원구 상계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지난 13일 총회에서 기존 조합 집행부 전원에 대한 해임과 직무 정지 안건을 가결했다.
시공사 해지 후 시공사와 법적 다툼을 이어가는 현장도 있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5단지는 지난해 1월 GS건설과 시공 계약을 체결했지만 그해 11월 공사비 인상을 이유로 시공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시공사는 입찰보증금(대여금) 반환청구와 시공이익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해 1심이 진행 중이다.
이들 사업장 모두 계약 당시보다 크게 오른 공사비가 갈등의 원인이 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조사한 지난 2월 전체 건설공사비지수는 154.81(잠정)로 전월(154.52) 대비 0.29 올랐다.
2015년을 기준(100)으로 공사비 가격 변동을 수치화한 지수는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정비사업 추진 완화 정책을 쏟아낸 정부는 이같은 공사비 갈등에 민간 건설공사 표준계약서를 개정, 공사비 산정 기준을 명확하게 정하고
공사비 분쟁이 우려되는 지역에는 전문가를 파견하는 등 공사비 분쟁 중재에 나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책 실효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공사비 중재안 모두 강제성이 없는 권고 수준에 그치지 때문이다.
문제는 시공사 계약을 해지한 후 별다른 대안을 찾지 못한 현장이 점차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공사비 갈등으로 공사가 멈춘 사이 발생한 금융 비용으로 조합원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데다가 정비사업 지연으로 인해 입주지연과 소송 등으로 추가 피해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공사비 상승은 인건비 문제가 크고 자재 가격 자체가 상승한 만큼 공사비가 추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상당히 상승한 만큼 한동안 현재 수준과 비슷한 수준으로 공사비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자잿값 급등으로 정비사업 공사비가 치솟으면서 분양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실제 신반포22차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6일 공사비를 3.3㎡당 1300만원으로 올리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서초구 방배삼호 12·13동 가로주택정비사업의 공사비(3.3㎡당 1153만원)를 넘어선 정비사업 공사비 역대 최고가다.
앞서 조합은 2017년 시공사 선정 당시 현대엔지니어링과 3.3㎡당 569만원에 계약을 맺었지만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급등에 따라 7년 만에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으로 공사비를 증액했다.
당초 현대엔지니어링은 조합 측에 공사비를 3.3㎡당 139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지만, 양측이 협의를 거쳐 1300만원으로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