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산업단지 휩쓴 일본 쓰나미 日기업 작년 한해만 1.5조 투자
韓산업단지 휩쓴 일본 쓰나미 日기업 작년 한해만 1.5조 투자
최근 국내 한 산업단지 내 외국인투자지역에 설립된 일본 제조기업 A사.
회사 설립 시 일본인 투자지분율이 절반 이상인 일본계 외국인투자기업(외투기업)이다.
A사 대표는 “한국 산업단지는 제조업체들이 대부분인 데다 제조업 발전을 위해 해외투자
유치에도 굉장히 적극적”이라며 “단지 내 제조환경도 개선되고 있어 경영하기 정말 좋다”고 말했다.
국내 산업단지 내 외국인투자지역에 입주해 있는 외투기업 중 일본 기업 수가 가장 많고, 투자금액 순위도 일본이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투자지역(단지형)은 외국인투자촉진법에 따라 국가산업단지 등의 일부를 외국인투자위원회 심의를 통해 지정·고시하는 지역이다.
외국인투자지분율이 30% 이상이거나 자본금 1억원 이상 금액을 투자해 법인을 설립하고 등록을 마치면 외투기업이 될 수 있다.
작년 기준 전국에 있는 단지형 외국인투자지역은 경기 4곳, 경북 3곳, 충남 7곳을 비롯해 총 30곳으로 입주 시 세제 지원과
국·공유재산 제공, 임대료 감면 같은 혜택을 제공한다. 첨단 업종·고도기술 산업에 외국인 투자를
촉진함으로써 국내 산업 고도화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달성하는 게 목적이다.
31일 매일경제가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실에 의뢰해 받은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작년 단지형 외국인투자지역에 입주해 있는 외투기업은 총 245개사였는데, 이 중 일본 외투기업이 88개사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국(26개사), 중국·영국(각 16개사), 독일(15개사) 등이 뒤를 이었다.
일본은 2015년부터 작년까지 매년 1위를 기록했다.
외투기업 설립 시 투자한 금액도 일본이 압도적이다.
작년 투자금액이 10억4990만 달러로, 작년 전체 외투기업 설립 투자금액인 35억8496달러의 30% 가까이를 차지했다.
이어 영국(4억7960만달러), 중국(4억5195만달러), 독일(2억2938만달러), 미국(1억8995만달러) 등 순이었다.
일본은 2015년부터 작년까지 총 131억6130만달러로 투자해 전체 투자금액인 286억4670만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이같은 수치는 전체 외국인직접투자(FDI) 순위와는 사뭇 다른 수치다.
산자부에 따르면 작년 외국인직접투자는 총 327억2000만달러였는데, 일본으로부터 유입된 투자는 13억달러에 불과했다.
미국(61억3000만달러), 영국(36억달러), 중화권(31억2000만달러)보다 현저히 적은 수치다.
다시 말하면 일본이 전체 FDI 순위는 밀리는 편이지만, 외국인투자지역 투자는 압도적인 셈이다.
이는 결국 일본 정부가 제조 중소기업을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고 제조업체들이 대부분인 한국 산업단지 내에 입주하려는 유인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실제 한국 산업단지 내에 입주한 중소기업은 대부분이 제조 업종에 종사하는 기업이고
이는 일본계 외투기업도 마찬가지”라며 “반도체 장비 제조업, 축전지 제조업를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제조 업종이 입주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제조 업종이 대부분인 국내 산업단지의 특성상
산업단지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한국 제조업 발전을 꾀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를 늘리려는 유인이
강하다”며 “일본도 최근 겪고 있는 제조업 위기를 탈피하기 위해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