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인상 속도조절

한은 금리인상 속도조절 ;미국의 가파른 금리인상과 높은 물가상승률에 그동안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해왔던 한국은행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가고 국내 자금시장 경색 우려도 커지면서 한은 안팎의 ‘금리인상 속도조절’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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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전히 다수 전문가 사이에선 원·달러 환율과 물가가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크고,

한미 기준금리 격차 확대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많아 한은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우려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한은 안팎에 따르면 오는 2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선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던 지난달과 달리 0.25%포인트 인상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영경 금통위원은 전날 국민경제자문회의와 한국금융학회 주최로 열린

정책포럼에서 “지금은 좀 더 대내 금융안정에 신경을 써야 한다”며 금리인상폭을 조정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그동안 환율 등 대외 금융안정에 신경 써 금리를 가파르게 올렸다면 이젠 국내 유동성 위기 상황 등을

고려해 인상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특히 서 위원은 현재 1%포인트 수준인

한미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언급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보다 완화적인 태도를 유지할 것임을 확인했다.

금통위원을 지낸 함준호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도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집중하되 금융여건을 고려해 펴나가는 게 좋다”며

“미국은 가계부채의 고정금리 비중이 높아서 금리를 빠르게 올려도 긴축이 심하지 않은데

우리는 긴축 효과가 크니 그런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역시 가파른 금리인상보다는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앞서 박기영 금통위원도 지난 11일 “지금은 금융안정도 고려해야 할 때”라며 속도조절을 시사했는데,

전현직 금통위원들이 잇따라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받는다.

한은 금리인상 속도조절

한은은 여전히 최종금리를 3.5%로 유지 중이지만 시장에선 성장률과 금융안정을 고려해 3.25%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변수는 원·달러 환율과 물가상승세의 불확실성이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복귀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인데다 물가상승률 역시 5%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날 열린 포럼에서 최근 1300원대로 복귀한 원·달러 환율에도

불구하고 균형 원화 환율은 1241~1263원 수준이라며 원화가 저평가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주 사이 환율이 크게 떨어져 괜찮을 거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미국과의 통화스와프가 힘들면 일본 등 다른 국가와 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장용성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자가주거비와 공공기관 적자가 적절히 반영되지 않은

정부의 물가상승률을 지적하며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인플레이션이 지금 잡히는 기미가 보이지만 잠재적인 압력이 엄청나다”며

“불확실성이 크게 때문에 (물가를) 우선순위에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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