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면 상반기 손실액 4조 홍콩ELS 판매한 은행들 분담안 나온다
이대로면 상반기 손실액 4조 홍콩ELS 판매한 은행들 분담안 나온다
5대 은행에서 판매한 홍콩 H지수 편입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액이 5000억원을 넘어섰다.
H지수가 현재 수준인 5300선대에 계속 머문다면 이달말 누적 손실액이 1조원을, 상반기에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등 판매사의 불완전판매를 호소하는 투자자들은 금융감독원과 개별 은행에 수 천 건이 넘는 민원을 쏟아내고 있다.
금융당국은 16일부터 ELS 판매사에 대한 2차 현장검사를 개시하고, 이르면 이달말 ELS 책임 분담 기준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13일 매일경제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홍콩 H지수 연계 ELS 관련 현황을 취합한 결과 연초 이후 지난 12일까지 손실 확정액은 52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 H지수가 5223~5473선(종가기준)에 머물면서 매주 1000억원 안팎의 손실이 새로 발생하고 있다.
만기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관련 민원 건수도 수 천 건이 쌓였다.
5대 은행이 연초 이후 12일까지 접수한 홍콩H ELS 관련 민원 건수는 3439건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은 피해자 모임을 만들고, 두 차례 현장 집회를 여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만기 도래액 앞으로 더 늘어난다. 홍콩H ELS만가 돌아오는 금액은 2월 1조 6596억원, 3월 1조 8170억원에 이어 4월에는 2조 5553억원 등이다.
H지수가 현재 수준인 5300선을 유지한다면 이달 말 누적 손실액이 1조원을 돌파하고, 4월에는 3조원, 올해 상반기 중으로는 4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ELS 손실이 불어나면서 금융당국도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감원은 오는 16일부터 홍콩 ELS 주요 판매사 11곳(5개 은행, 6개 증권사)에 대한 2차 현장검사를 이어간다.
금융당국은 현장 검사결과에서 확인된 불완전판매 유형 등을 바탕으로 이달 말까지 책임분담 기준안을 내놓고, 향후 판매 규제와 관련된 제도 개선안도 내놓을 예성이다.
책임분담의 핵심은 은행 등 판매사들이 ‘적합성(투자자의 특성과 상황에 맞게 상품을 권유) 원칙’을 지켰는지 여부다.
금감원은 지난달 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진행된 1차 검사에서 은행들이 고령층의 노후 보장용 자금이나 암보험금에 대해 투자권유를 하거나
증권사 창구에서 설명 녹취 의무를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로 온라인 판매를 한 것처럼 가입하도록 하는 등 불완전판매 사례를 확인한 바 있다.
불완전판매 피해자에 대한 손실 배상이 완료되고 나면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한 논의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고위험 상품 판매와 관련해 전면 재검토 작업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ELS뿐만 아니라 은행에서 판매하는 고위험 상품 전반에 대한 검토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시중은행의 ELS 판매 전면 금지를 포함한 다양한 것들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은행의 경우에도 소규모 점포까지 판매하는 게 바람직한지
혹은 자산관리를 하는 프라이빗뱅커(PB) 조직이 있는 은행 창구를 통해 하는 게 바람직한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