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은 대기줄 길어서 안 가 낮은 금리로 대출 빨아들이는 카뱅
은행은 대기줄 길어서 안 가 낮은 금리로 대출 빨아들이는 카뱅
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와 대출 편의성을 앞세워 공격적 영업을 단행하며
주택 관련 대출 잔액을 2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 6월 이후 카카오뱅크의 일반 주택담보대출 중 대환대출의 비중이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시중은행 등에서 받은 기존대출을 인터넷뱅크의 낮은 금리로 갈아타려는 수요를 꾸준히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추세에 대해 인터넷은행의 본래 인가 취지인 중·저신용대출 공급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15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권과 카카오뱅크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9월 말 주택 관련 대출 잔액은 19조8672억원으로 20조원 고지에 가까이 왔다.
9월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이 100조원이 넘는 KB국민·우리은행 등과 비교했을 때 아직까지
금액 자체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연초 13조원대였던 것이 9개월만에 50% 이상 확 늘었다.
일반 시중은행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인터넷은행으로 출범할 때부터 쉬운 대출과 상대적 저금리를 내세웠다.
카카오뱅크의 주택 관련 대출 중 60%를 차지하는 전월세 대출의 경우 청년 전월세 보증금 대출 등 금리가 3.691%로 은행권 전체로 봐도 최저 수준이다.
일반 주담대도 중도상환 수수료 면제와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계속 취급액을 늘려가는 중이다.
카카오뱅크의 변동금리 기준 지난 9월 21일 주담대 금리는 연 4.031~5.778%였는데,
같은 기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같은 변동금리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270∼7.099%였다.
4대 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선이 7%를 돌파할 때 카카오뱅크는 상단 5%대를 유지한 것이다.
이 때문에 카카오뱅크의 일반 주담대에서 이른바 ‘갈아타기’ 수요인 대환대출 비중도 지난 2분기 말인 6월 이후 4개월 연속 50%를 넘어섰다.
지난달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일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7조9581억원이었는데,
이 중 대출 취급시 자금용도가 ‘기차입금 상환자금’인 건이 4조291억원으로 절반이 넘었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에서 대환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말 26.7%에 불과했고,
올해 1분기까지 봐도 36.8% 정도였는데, 2분기 말인 6월 절반까지 뛰어오른 것이다.
대환대출 수요를 카카오뱅크가 대거 흡수했고, 이를 바탕으로 일반 주택담보대출 신규 유치도 늘렸다는 해석이다.
실제 올해 1~3월 카카오뱅크의 주택 관련 대출 잔액은 꾸준히 13조원대를 유지하다가 4월 14조원대로 늘었고,
이후 5월부터 7월까지 매월 잔액을 1조원 이상씩 늘려나갔다.
이 기간은 대환대출 비중이 확 뛰어오른 시기이기도 하다.
다만 5월 이후 매월 1조1100억~1조4800억원까지 확 증가하던 카카오뱅크의 주택 관련 대출 잔액은
8월 8667억원, 9월 5499억원이 늘어나 성장세 자체는 둔화됐다.
주택구입자금 목적대상을 무주택자로 제한하고, 금리도 일부 인상한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10월 12일 혼합금리 최상단을 9월 21일과 비교해 0.188%포인트 올렸다.
일반 시중은행들도 끝나지 않은 금리 상승세와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 분위기 속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계속 올릴 분위기라 시중은행과 인터넷뱅크 가운데 어느 쪽이 꺾이지 않는 주택 관련 대출 수요를 더 많이 가져갈지 주목된다.
주택담보대출 잔액 1, 2위를 기록하고 있는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 10일 일제히 주담대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올린다고 밝힌 상태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올린 금리 수준과 비슷하다.
한편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총이자수익 가운데 3분의 1에 달하는 3245억원이 주택담보대출 이자수익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이자수익(1354억원)의 2.4배에 달하는 것이라 인터넷은행의 본래 인가 취지인 중·저신용대출 공급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측은 “전월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 여신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여 사회취약계층인 중저신용자 및 소상공인대출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