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테무 공습에 쿠팡 적자전환 쇼크 투자 1.5조 늘려

쿠팡이 올해 1분기 실적에서 7분기 만에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도 흑자는 유지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테무(알리익스프레스+테무)’ 국내 공습에 쿠팡 수익성에 위기 경보가 커졌다는 반응이 나온다.

쿠팡은 1분기 매출이 9조4505억원을 기록, 분기 처음으로 9조원대를 돌파했다고 8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28% 늘어난 수치다.

매출은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5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줄었다.

여기에 당기순손실 318억원을 기록, 적자 전환했다. 2022년 2분기(당기순손실 952억원)이후 7분기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5억 달러(약 6500억원)를 투자해 파페치를 인수했고, 전체 수익성 지표에 파페치 손실분 등이 반영된 결과다.

창립 후 15년째 쌓인 쿠팡의 누적적자도 늘어났다.

쿠팡의 1분기 누적 결손금은 5조8159억원(43억7800만달러)로, 지난해 1분기(5조5908억원·43억8300만달러)보다 원화 기준 4% 늘었다.

지난해 첫 연간흑자를 낸 쿠팡의 영업이익률은 1.9%에서 올해 1분기 0.5%로 내려갔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신세계·이마트(10%), 현대백화점(7.2%), 롯데쇼핑(3.5%) 등과 비교해 유통업계 최하위 수준이었으나 이보다 더 내려간 것이다.

중국 이커머스가 국내 유통업계에 전방위로 진출하면서 쿠팡의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이커머스 시총 2위(500조원) 사업자인 알리바바그룹과 테무가 올해부터 한국시장에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

알리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70조원, 23조3000억원으로 홍콩과 뉴욕증시에 이중상장한 시가총액은 지난 6일 기준 530조원이다.

쿠팡 시가총액(약 56조원)의 10배에 달한다.

테무의 모회사 중국 핀둬둬(PDD) 홀딩스의 시가총액도 269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6조원, 11조원이었다.

중국 이커머스 업체에 대응해 쿠팡은 올해 판매할 한국산 제조사 제품 구매와 판매를 지난해 17조원에서 22조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유사상품 등 중국산 극초저가 상품에 대응해 품질이 우수한 한국 상품을 늘려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실적 컨퍼런스에서 중국 업체들이 국내 진출했으나 이른바 ‘락인’(lock-in) 효과는 작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날 김 의장은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진출은 유통업계의 진입장벽이 매우 낮으며

소비자들은 클릭 만으로 다른 쇼핑 옵션을 선택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최고의 상품과 가격으로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와우 멤버십 투자 규모도 확대한다. 지난해 4조원(30억달러)에서 올해는 37.5% 늘린 5조5000억원(40억달러)을 투자한다.

투자금은 와우 멤버십 혜택인 쿠팡 플레이 콘텐츠, 쿠팡이츠 등 서비스 투자에 쓰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