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금 1조원 쌓고도 돈 넘쳐난다 역대급 순이익 KB금융
비상금 1조원 쌓고도 돈 넘쳐난다 역대급 순이익 KB금융
코로나 때 100조 더 저축한 가계 “빚 갚는 대신 부동산·주식 투자”
KB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 3조원에 가까운 역대 최대 규모의 반기 이익을 거뒀다.
금리 상승과 증시 회복세의 영향으로 이자·수수료 이익이 늘어나고, 비은행 주요 계열사들이 좋은 실적을 내면서 2분기 순이익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 1분기에 이어 ‘리딩뱅크’ 수성이 유력하다.
KB금융지주는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이 2조9967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2.2% 증가한 수치다. 지난 2분기 당기순이익도 1조4991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099억)보다 23.9% 늘었다.
대손충당금 확대가 부담이 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올 상반기 1조 3000억원이 넘는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았지만
순이자이익 확대와 견조한 비은행 이익이 실적을 견인해 시장의 기대를 큰 폭으로 웃도는 실적을 올렸다”고 말했다.
KB금융의 상반기(5조7590억원)와 2분기(2조9734억) 순이자이익은 1년 전보다 5.2%, 직전 분기보다 6.7% 늘었다.
2분기 그룹과 국민은행의 NIM(순이자마진)도 각각 2.10%, 1.85%로 올 1분기보다 0.06%포인트씩 높아졌다.
기업대출 성장이 지속된 가운데, 가계대출 역성장 우려가 줄며 은행의 여신이 성장한데다 조달 비용도 최적화했기 때문이라는 게 KB금융 설명이다.
수수료를 비롯한 비이자이익이 눈에 띄게 늘었다. 올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2조8978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101억원)보다 105.5% 급증했다.
지난 2분기에 주식시장 거래 대금 증가와 함께 증권 수탁 수수료가 늘어난데다 투자은행(IB) 부문의 대규모 인수 금융 주선 등에 따른 결과라는 게 KB금융 설명이다.
올 상반기 기타영업손익이 시장금리 하락과 환율 안정에 따른 유가증권과 파생상품 관련 실적 확대로 크게 증가한 것도 비이자이익을 늘리는데 한몫했다.
주요 계열사의 호실적도 그룹의 최대 실적에 기여했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 순이익이 1조8585억원으로 전년 동비대비 7.7% 늘었다.
KB증권은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같은 기간 보다 37.1% 증가한 2496억원을 기록했다.
KB손해보험도 올 상반기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인 5252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그룹 전체 실적 향상에 효자 노릇을 했다.
KB라이프생명은 올 상반기 215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는데, 이는 전년 동기(689억원)보다 213% 급증한 수치다.
그룹 전체 순이익의 약 45%가 비은행 계열사에서 나왔다.
KB금융은 동남아시아 공략 교두보인 인도네시아 KB부코핀은행에 대해 더 이상 유상증자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KB금융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진행된 유상증자가 마지막 유상증자라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고 말했다.
KB부코핀은행은 작년 8000억원의 손실을 내는 등 부진이 이어졌다.
KB금융은 지금까지 총 4번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그 중 가장 최근인 지난 5월말엔 1조원의 자금이 들어갔다.
충당금도 사상 최대로 쌓았다. 올 상반기 충당금은 총 1조3195억원으로 작년 동기(4756억원)보다 3배 이상 많다.
지난 2분기(6513억원)에도 1분기(6682억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충당금을 적립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 6월말 기준 그룹과 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 비율은 각각 200.5%, 253.9%에 달한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올 하반기 경기침체와 신용 리스크 확대 우려에 대비해 금융권 최고 수준의 손실 흡수력을 갖췄다”며
“하반기에는 NIM하락 압력과 여신성장 둔화로 그룹의 이자이익 확대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지주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2분기 배당금을 주당 510원으로 결의했다.
또 지난 2월에 이어 두 번째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