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계속해서 오를 수 밖에 없는 이유
물가가 계속해서 오를 수 밖에 없는 이유
공급망 차질은 대부분 정상화됐지만, 구조적 인플레이션 압력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탈세계화와 공급망 재편 과정에 따른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면서, 중국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첨단산업, 핵심설비
인력을 내재화하는 재산업화 과정에서 비용이 상승하는 중이다.
또한 팬데믹을 거치면서 임금상승과 복지정책이 광범위하게 확대된 부분도 물가 상승 압력을 높였다.
저물가가 이끌었던 고령화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신흥국의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맞물리면서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으로 반전됐다.
생산과 저축보다 소비와 투자가 증가하면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추세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팬데믹과 전쟁의 영향으로 극심했던 공급망 차질은 대부분 완화됐다.
뉴욕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발표하는 ‘글로벌 공급망 압력 지수(Global Supply Chain Pressure Index, GSCPI)’는 주요
글로벌 운송 비용과 구매관리자 설문 등을 토대로 매월 집계된다.
이 수치는 2021년 말을 정점으로 완화되기 시작해 2023년 초부터는 완연한 안정세로 접어든 모습이다.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3가지 구조적 요인
인플레이션이 안정되고 고용과 소비 지표가 둔화되기 시작하면서 2024년 9월,
연준은 5.25~5.50%로 기준금리를 인상한지 13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했다.
2024년 11월 기준 주요 투자은행들의 미국의 소비자물가(CPI) 상승률 전망치는 2024년 말 2.6%, 2025년 말 2.3% 수준이다.
여전히 물가안정 목표 2.0%보다 높은 상태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된 셈이다.
공급망 차질은 해소됐지만, 구조적인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들은 쌓여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팬데믹 이전보다 한 단계 높아진 수준에서 균형점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관세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이 한 단계 높아진 배경과 향후 나타날 구조적인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들을 살펴보자.
첫째, 탈세계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대규모 투자가 인플레이션을 한 단계 끌어 올리고 있다.
미국 정부가 전세계 공급망에서 중국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첨단산업과 핵심설비, 인력을 내재화하는
‘재산업화(reindustrialization)’ 과정에서 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2018년 이후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이 무역분쟁 등으로 확산되면서 기업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신흥국으로 생산을 외주화한 결정이 조달 비용과 공급망의 안정성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공급망이 블럭화되고 호환성이 낮아지면서 기존 공급망의 효율은 낮아지고 비용은 높아졌다.
인도와 베트남은 중국을 대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미국 정부는 미국 내 투자를 늘리기 위해 투자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최근 진행되는 투자는 대체로 ‘수요가 강해서, 또는 수요가 강해질 것’이라는 경기 사이클 측면에서의 전망을 바탕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