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중동 방문에 제2의 붐 기대가 쏟아진 이유는?
대통령 중동 방문에 제2의 붐 기대가 쏟아진 이유는?
이번 주 국내 경제 뉴스에는 ‘제2의 중동 붐’이라는 표현이 넘쳐났어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부터 나흘간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했는데,
이와 관련된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한 표현이었죠.
중동 국가와의 협력으로 우리나라가 큰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어요.
특히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한국을 찾았을 때는 양국 기업들이
서로 총 300억 달러(약 40조원) 규모의 협력을 약속했던 터라 이번 방문에도 시선이 집중됐어요.
왜 우리 언론은 일제히 ‘중동 붐’이라는 표현을 썼을까요?
중동 붐은 우리나라가 1970~1980년대에 산유국인 중동 국가들의 ‘오일 머니’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했던 현상을 말해요.
‘제2 중동 붐’은 과거와 같은 기회가 다시 올 수 있다는 기대를 반영한 표현인 거죠.
당시 중동 산유국들은 석유 공급 부족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으로 ‘초호황’을 누렸고,
넘쳐나는 돈을 도로·항만·공항 등 기반 시설 건설에 아낌없이 쏟아부었어요.
이때 한국 건설 기업들은 이 사업들을 수주해서 외화 벌이를 할 수 있었어요.
중동 붐이 한창일 땐 한국 기업이 벌어들인 외화의 85% 이상을 중동 사업에서 벌었대요.
중동에 파견된 우리나라 근로자 수는 한때 20만 명에 육박했을 정도였어요.
한국 기업들은 사우디를 시작으로 우리 기업의 중동 진출이 이어지는 현상을 기대하는 모습이에요.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도 있어요.
산유국들이 1970~1980년대에 넘쳐나는 돈을 기반 시설 건설에 마구 뿌려댔던 것처럼, 사우디가 최근 막대한 규모의 투자에 나섰거든요.
사우디는 ‘비전 2030’이라는 이름의 신산업 육성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요.
지나치게 석유에 의존하는 사우디의 경제 구조를 바꾸기 위한 계획이에요.
사우디는 석유 판매로 엄청난 부를 쌓았지만, 만약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이뤄지면 금방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죠.
여러 산업 분야에 걸쳐 진행되는 비전 2030은 규모가 정말 어마어마해요.
일부 프로젝트의 경우엔 ‘아니 얼마나 돈을 많이 쓴다는 거야? 저런 게 진짜 가능하다고?’라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정도예요.
대표적인 게 바로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네옴 시티(Neom city)’ 건설이에요.
네옴 시티 개발 계획을 보면, 한국 기업들이 사우디 진출을 두고 왜 이렇게 침을 뚝뚝 흘리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어요.
네옴 시티는 빈 살만 왕세자가 2030년까지 만들겠다고 공언한 대규모 미래 도시예요.
규모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크고, 콘셉트도 정말 특이해서 ‘만화나 공상과학(SF) 영화 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